"달구벌대로에 산책로가 생기면?"…개선 방안 '눈길'

입력 2006-10-12 08:51:59

"대구를 동서로 관통하는 달구벌 대로에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걷고 싶어하는 거리로 만들자."

안용모 대구시 정책개발담당관(4급)이 최근'달구벌대로 구조개선 방안'이란 논문을 발표,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왕복 10차로인 달구벌 대로의 차로를 4차로로 줄이고 양쪽에 숲과 산책로, 자전거 도로, 인도 등을 만들자는 게 논문의 골자. 왕복 10차로인 기존 도로에다 지하철 2호선이 겹쳐져 교통시설 용량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달구벌 대로에 대한 개선방안을 대구시 공무원이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는 점에서 안 담당관의 논문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차로 줄여도 교통혼잡은 적어=수성구 시지와 달성군 강창교를 잇는 달구벌 대로(폭 50m, 연장 23.57km)는 1973년 처음 공사를 시작, 2000년에 완공된 대구를 상징하는 동서관통 도로. 차로가 10차로(폭 35m)에 이르며 그 양쪽으로 폭 6m의 인도, 중간에 폭 3m의 중앙분리대가 있다.

달구벌 대로를 오가는 차량은 하루 평균 9천100대. 승용차가 6천800대로 가장 많고 버스가 1천200대, 화물차가 1천100대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안 담당관의 논문에 따르면 달구벌 대로의 수용능력 대비 교통량(V/C·Volume/Capacity)은 8개 구간 가운데 1.17인 두류네거리(시점)~죽전네거리(종점)를 제외하면 모두 1.0 이하로 소통이 원활하고 교통량에 여유가 있다는 것.

1을 넘으면 교통량이 도로용량을 초과, 교통혼잡이 발생하지만 달구벌 대로 경우 적은 곳은 0.48(만촌네거리 시점~수성교 종점), 많은 곳은 0.89(죽전네거리 시점~두류네거리 종점)로 그다지 막히지 않는다는 지적.

여기에다 달구벌대로의 차로를 줄이더라도 도심을 통과하는 교통량을 4차 순환선과 같은 도시고속도로와 격자형으로 잘 발달된 우회도로로 교통량의 분산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도시 내 병목구간 및 단절구간을 해소함으로써 차량소통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논문의 주장.

안 담당관은 "그동안 해 왔던 도로망 확충에 대한 집중적 투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자는 뜻에서 달구벌 대로 구조개선 방안을 거론하게 됐다."고 밝혔다.

◆달구벌대로를 녹색 숲의 벨트(Belt)로=달구벌대로의 구조개선은 도로 원래의 기능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유도하면서, 도심에 녹색 숲의 벨트를 만들어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1차적으로는 현재 왕복 10차로를 왕복 4차로로 대폭 축소해 대중교통 중심의 거리로 변화시키자는 것. 프랑스 리옹시 경우, 교통이 막히면 도로를 더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차도를 줄임으로써 승용차 진입을 막고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조성, 성공을 거뒀다는 게 안 담당관의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걷고 싶은 도시는 대중교통 우선정책을 펼친다."며 "즉 보행 편익은 대중교통 편익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걷고 싶은 도시들은 모두 대중교통 서비스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서 안 담당관은 도로 양쪽에 녹지대를 만드는 방안으로 2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폭 16.5m의 녹지대를 기존 인도까지 확장해 양측에 녹지대를 설치하자는 것. 자전거 도로를 인도와 수목으로 분리하는 게 특징이다. 또 하나는 폭 10.5m의 녹지대를 양측에 설치하고, 기존 인도를 사용하며 녹지대에 산책로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안 담당관은 "두가지 방안을 검토한 결과, 녹지대의 폭을 10.5m로 하는 방안이 시민들에게 쾌적한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도심환경을 개선하자는 목적에 적합하고, 경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공사비는 기존도로를 활용, 보상비가 들지 않아 저렴하다는 게 논문의 주장. 교통처리가 용이한 계명대 앞의 신당네거리에서 만촌네거리까지(14.2km)를 1단계로 할 경우 공사비는 620억 원, 경산시 경계~만촌네거리와 신당네거리~강창교까지 2단계 공사비는 409억 원으로 추산된다는 것.

안 담당관은 "달구벌 대로는 대구의 숲길로서, 또 대구의 건강한 허파로 거듭 나도록 해야 한다."며 "구조개건이 될 경우엔 도심열섬 현상 완화 등의 효과는 물론 대구가 자연 친화적인 도시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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