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하는 경제교육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소비 교육이다. 학부모들은 대개 "용돈을 아껴 써라.", "물건을 절약해라." 등 저축과 절약에 집중한다. 중요한 교육이지만 소비에 대한 교육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년기의 신용불량은 어릴 때부터 소비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에 나오는 바람에 생기는 문제로 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 한 번도 소비의 주체가 돼본 적이 없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어릴 때부터 소비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이제는 어떻게 하면 어릴 때부터 좋은 소비습관을 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우선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자녀들에게 소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줘 보자. 예를 들어 이번 주말에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됐다고 가정하자. 이 때 아이들에게 여기에 필요한 예산을 짜게 하고, 그 예산을 아이게 주면 교육은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좀 더 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찾을 것이며,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결정되면 아이들이 짜놓은 계획에 따라 움직여보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부모는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가령 영화관에서 가족 모두가 마실 음료수나 간식 값을 잘못 계산하거나 여러 차례 이동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세심하게 짜지 못해 아이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생겨도 담담하게 대응해야 한다. 아이들이 승용차 이용을 원한다면 당연히 기름 값을 청구해야 한다.
이러다 보면 아이들은 자신이 세운 소비 계획이 실제 생활과 얼마나 괴리가 생기는지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도 교육을 계속하려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계획으로 인해 부족한 돈은 다음 주에 쓸 경비에서 빌려주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딱하다는 마음에 조건 없이 보충해주다 보면 제대로 된 소비 관념을 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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