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르포 낙동강] 내가 본 우포늪

입력 2006-09-15 07:30:45

우포늪을 찾다보면 아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환경단체 등이 보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그 대책이 마련되고 실행되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된다.

첫째, 우포늪에는 포풀라, 미루나무, 양버들 같은 외래종이 너무 많다. 이들 나무는 키가 훌쩍하게 크고 경관에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우포늪을 찾는 철새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황조롱이 같은 맹금류가 높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앉아 철새를 노리는 '사냥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때문에 철새들은 이들 나무 근처에는 잘 날아오지 않고 불안을 느껴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둘째, 우포늪 전망대의 위치가 잘못된데다 자료가 빈약하다는 사실이다. 전망대가 전체 경관을 훑어보고 철새를 관찰하는데는 손색이 없겠지만 생태적 이해 공간으로서는 너무 부족하다. 고작 우포늪 현황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몇개 붙어 있을 뿐이다.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정보라고 하기엔 빈약하고 초라하다.

전망대 주변에 아카시아, 리기다 소나무 동산을 만들어 놓은 것도 넌센스다. 우리 식생에 전혀 맞지 않는 외래종을 심어놓은 것은 우포늪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다.

셋째, 화강암, 화강편마암이 많은 한국 지질 특성과는 달리 우포늪 지역은 독특하게 퇴적암 지형이다. 거기에 걸맞는 식생과 조경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 생태공원을 만든다며 산철쭉, 연산홍 같은 도시조경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을 심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모감주나무, 멧대추나무, 참느릅나무 같은 우리 나무를 중심으로 삼아야 우포늪 다운 식생이라 할 수 있다.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식물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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