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리그' 아웃소싱으로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06-09-12 09:48:49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 이후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가 '아웃소싱'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해 관심을 끌고있다.

K-리그 운영 주체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5일부터 30일까지 국내외 스포츠컨설팅 실적이 있는 단체와 개인을 대상으로 리그 중장기 발전계획안을 공모한다. 연맹은 선정된 업체 또는 연구소, 개인, 컨소시엄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내년까지 중장기 계획안을 짜겠다는 복안이다. 선정 작업은 서류 심사 후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진행한다. 아웃소싱은 효율 극대화를 위해 기업 업무의 일부 프로세스를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맹이 아웃소싱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출범 24년째를 맞아 어느덧 성년을 훌쩍 넘긴 프로축구가 여전히 팬들의 곁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연맹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게 아니다. '드림 K-리그 2100'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100년 대계를 보고 발전 계획을 마련해보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발전 계획으로는 구단 연고 강화, 1·2부 리그 구축 및 업다운제도 운영, 리그 조직 개선과 행정력 강화, 구단 경영수지 개선, 통합 마케팅, 해외교류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연맹과 축구계는 물론 팬들도 오래전부터 프로축구판에서 해결돼야 할 현안으로 늘 지적하던 문제다.

연맹은 현재의 조직력으로는 산적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힘들다고 보고 외부 전문가 집단의 힘을 빌리기로 한 셈이다. 해외 리그와 다른 종목에도 이같은 사례가 있다. 연맹은 일본과 유럽 등 해외 10여개 업체에도 제안서를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연맹의 이런 전략을 바라보는 축구계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연맹이 그동안 리그 발전을 위해 여러 형태로 의견을 수렴했지만 제대로 뿌리를 내린 방안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최소 억대를 넘는 적잖은 예산을 들여 계획을 짜놓고 실행 단계에서는 각 구단의 이해 관계와 내부적인 잡음 때문에 자칫 '공염불'에 그치는 게 아니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연맹도 "이번 전략은 상당한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아무튼 축구계와 팬들이 리그의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상황이라 K-리그 아웃소싱의 성패에 상당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고작 3천명 앞에서 치르는 경기와 파행적인 리그 운영은 우리 리그의 큰 과제다. 아직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업다운제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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