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일대 음식물 등 뒤섞여 악취 진동
"운문댐 식수원이 지척인데, 이 물은 결국 누가 먹습니까."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 계곡과 운문사 일대에서 쓰레기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과 환경미화원들은 피서객들의 의식 없는 행락태도에 불만이다.
요즘 삼계리 계곡일대는 바위틈으로 조금만 발을 내디디면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 범벅돼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이밖에 차량 범퍼, 버려진 신발, 각종 비닐 등도 지천에 널렸다.
운문면 인부들은 이같은 쓰레기를 수거, 처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외지에서 온 행락객들이 여름 한 철 계곡 구석구석에 몰래버린 쓰레기를 완전 수거하기 까지는 다음달 초순이 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쓰레기 되가져가기는 남의 일=청도군은 올 여름 행락객들에게 팜플릿 교부와 홍보플래카드 등을 게시하며 집중적인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을 폈으나 버려진 쓰레기는 지난해보다 되레 늘어났다. 군에 따르면 8월 1~15일 피서기간 하루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30t. 이는 지난해 26t보다 15%나 늘어난 것. 특히 운문면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쓰레기 발생량이 130t으로 운문을 제외한 8개 읍·면 전체 발생량 204t의 절반을 넘고 있다. 신원리 한 식당의 경우 주말 배출 쓰레기가 4t으로 차량 한 대 분량이다.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오전엔 생활쓰레기를, 오후엔 피서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나 음식물과 일반쓰레기가 분리되지 않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방지리 김광염(52) 이장은 "피서지에 와서 음식을 해먹고 쓰레기는 버리는 피서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피서쓰레기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식수원 상류가 쓰레기통=주말 5,6만 명이 몰리는 운문댐 주변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행 보호구역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청도군은 24일 운문댐 상수원보호구역 확대지정 공고를 내고 운문면 지촌리 일대 8.5㎢를 확대 지정했다. 이로서 상수원보호구역 총면적은 36.47㎢에서 44.95㎢로 늘어났다.
올해 초 운문댐 부근 5개 마을주민 주민투표 결과 지촌리를 제외한 방음·오진·신원·봉하리 주민들은 보호구역확대 반대의견을 내놨다. 당초 5개리에 걸쳐 보호구역 확대지정을 추진하던 군은 "현재로선 오염원이 미약하고, 댐주변 주민피해 최소화"를 들어 일부구간에서 확대하는 데 그쳤다.
현재 펜스가 설치된 신원리 경우 운문 삼거리에 못미친 신원1교까지. 이 지역부터 피서객들이 놀다간 흔적이 시작된다. 이곳 쓰레기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으면 운문댐으로 흘러 들어간다. 운문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질보호를 위해 펜스확대가 바람직하지만 주민들이 반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분리라도 해 줬으면=분리수거함을 설치하면 계곡주변이 한결 깨끗해질 까. 환경미화원 등 현장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아니'라고 말한다. 함이 설치되면 쓰레기를 되가져 가기는 커녕 생활쓰레기를 가져와 버리는 얌체족이 늘어난다는 것. 5,6년 전 시범설치가 실패로 끝났다는 설명이다.
운문면 담당자는 "어차피 쓰레기처리장에서 분리해야 한다."면서 "생활쓰레기까지 덤터기 쓰기보다는 분리수거함을 아예 없애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미화원 이모(48) 씨는 "피서지에서 음식을 해먹는 행락·놀이문화가 변화지 않는 한 피서쓰레기 양산은 불가피하다."며 "도로변에 쓰레기를 올려주는 것만도 고마울 따름"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행락철이면 군 환경미화원은 45명과 운문면 담당 4명에다 다른 읍·면에서 매일 5~6명이 지원나와 매달리고 있으나 일손이 크게 모자라는 형편이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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