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통장 맡길 곳은 증권사냐? 은행이냐?

입력 2006-08-28 08:29:40

은행과 증권사가 월급통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고객들이 혼란스럽다.

월급통장은 대부분 각종 공과금 납부를 비롯한 자동이체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한 번 개설하면 변경이 쉽지 않다. 은행이나 증권사로서는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월급통장용 자산관리계좌(CMA)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동양종합증권은 불과 한 달만에 전국적으로 6만여 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대구은행도 지난 4월 19일 급여재테크통장(수시입출금식 MMDA)을 판매해 두 달만에 5만 명 이상을 유치했다. 고객의 선택이 왜 증권사와 은행으로 갈리는 것일까. CMA와 MMDA의 장·단점을 분석, 내 몸에 맞는 월급통장을 고민해 본다.

◆이자는 확실히 증권사 CMA

은행 월급통장은 이자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박한 반면에 증권사 CMA는 하루만 맡겨도 연 4.0% 이상 높은 이자를 준다. 더욱이 최근 콜금리 인상을 반영해 증권사마다 0.1~0.2%의 이자를 더 주기 때문에 은행과의 금리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것이 증권사 측의 설명이다.

이자만 생각한다면 월급통장 개설처로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증권사별 CMA 금리 차이도 상당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화증권은 단 하루만 맡겨도 연 4.25%의 이자를 지급하고, 6개월 이상 맡기는 고객에게는 연 4.50%의 금리를 적용한다. 현대증권의 경우는 30일 미만 연 4.00%, 30일 이상 90일 미만 연 4.20%, 90일 이상 연 4.40%의 이자를 지급하고, 대신증권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는 연 4.15%, 한 달을 초과한 경우는 연 4.40%를 준다.

동양종합증권도 지난 16일 각 기간별로 금리를 각각 0.1% 포인트씩 높여 16일까지는 연 3.8%, 180일 이상은 연 4.40%, 1년은 연 4.5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삼성증권도 연 3.6%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편리함은 은행 MMDA

금융권 관계자들은 "증권사 CMA의 금리경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개인 고객이 뭉칫돈을 예금해 놓지 않는 이상 금리 차이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오랫동안 월급통장을 독차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편리함 때문. 카드대금과 아파트 관리비,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 각종 공과금을 자동이체할 수 있고,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먹혔다.

최근에 증권사 CMA도 은행을 통한 가상계좌를 만들어 사실상 지급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증권사별로 가상계좌를 선택할 수 있는 은행이 한 두 개로 제한되어 있는데다 일부 카드의 자동이체는 할 수 없는 등 은행 서비스에 비해 여전히 불편하다.

또 증권사와 은행간 월급통장 유치경쟁이 심화되면서 각종 수수료 할인·면제 및 대출금리 감면 등의 추가 혜택이 은행 월급통장에 제공되고 있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구은행 급여재테크통장의 경우 BC카드와 동시에 가입해야 하는 제한이 있지만,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 비과세알찬적금 및 주택청약부금 금리 우대, 외화송금·환전우대, 대출한도 인상과 금리우대 등 각종 금융우대서비스가 뒤따른다.

◆월급통장 선택시 주의사항

은행 MMDA는 원리금 5천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해주고 있는데 반해 증권사 CMA 중에는 동양종금만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로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증권사 CMA에 손실이 날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사 CMA는 주식매매, 펀드가입, 공모주 청약 등 부가기능이 더해져 있어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재테크의 노하우를 갖춘 직장인들이 증권사 CMA를 월급통장으로 선호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재테크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직장인들은 증권사 CMA를, 평범한 직장인들의 경우는 편리하면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금융 우대서비스가 많은 은행 MMDA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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