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9.11 테러의 주범 알-카에다가 이미 테러조직의 단계를 넘어 반미로 세력을 확장하는 사회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테러 음모와 관련, 오사마 빈 라덴이 직접 지휘하는 조직이 테러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보다더 복잡한 국제적 운동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9.11 테러의 강력한 충격을 연상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알-카에다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미 중앙정보부(CIA) 출신으로 '테러 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알-카에다를 9.11 테러를 저지른 바로 그 조직으로만 생각한다면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면서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파괴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에 존재했던 알-카에다와의 전쟁에는 이겼지만 알-카에다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 세계적인 사회운동과의 전쟁에는 이기지 못하고 있다"면서 " 이는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그 운동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CIA에서 빈 라덴 추적팀을 이끌었던 마이클 슈어는 과거의 알-카에다 요원들이 세이지먼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도 "놀랄 만큼 많은사람들이 알-카에다와 연계되고 있는데 그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의 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도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쌓여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도 12일 알-카에다의 형태와 활동이 매우 복잡해 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항공기 테러 음모에 알-카에다가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알-카에다가 테러 음모에 연계된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영국 관리들은 "아직 판단을 내리기엔 빠르다"며 배후로 알-카에다를 꼭 집어서 지목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이런 시각차는 알-카에다가 서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믿어지지만이젠 그 형태가 변하고 있고, 좀 더 복잡해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 특히 알-카에다는 테러 조직의 단계를 넘어서 반미 운동 등으로 조직과 자금을 충원하는 '사회운동'의 단계로 성장했기 때문에 조직의 리더를 제거하려는 미국의 테러 대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랜드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만은 "우리가 알-카에다의 사고방식과 정책결정 과정, 조직 구조의 역학관계, 지휘 및 통제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큰 차이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국 사법당국의 고위 관리도 최근엔 알-카에다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알-카에다와 그 동조세력 및 지하드(성전) 협력 단체와의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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