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지속돼 온 레바논 사태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의 휴전합의로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측은 유엔평화유지군이 레바논 남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공세를 강화해 더 많은 지역을 차지할 속셈인데다 헤즈볼라도 종전보다 더욱 강력한 저항으로 맞서고 있어 자칫 휴전합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레바논 정부 휴전 합의 =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배포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 오전 8시(현지 시간)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양국 지도자들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가급적이면 민간인의 희생을 막고 양쪽 민간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정신과 의도를 존중해 무력 충돌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양국은 전투행위를 당장 멈추고 11일 채택된 안보리 결의에 부응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과 협조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양국의 총리와 접촉을 통해 이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대화 채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레바논 내각은 12일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를 만장일치로 수용했다. 푸아드 사니오라 총리는 이날 4시간에 걸친 각료회의를 마친 뒤,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안보리 결의 수용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안보리 결의가 국익에 부합되도록 현실주의적으로 결의문의 요청사항들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정부의 휴전 결정에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측도 13일 오후 각의를 열어, 유엔 결의 수용 여부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아이작 헤르조그 상무장관은 각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내각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표결에 앞서 헤즈볼라측에 납치된 자국인 병사 2명이 석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온라인 뉴스 포털인 'ynet'는 12일 이스라엘 총리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군은 유엔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이 레바논 남부에 도착하는 1~2주일후에야 레바논에서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교전은 더욱 격화 = 이스라엘군은 12일 수백 명의 공중강습 부대를 레바논 남부 깊숙이 전진배치하는 한편 휴전의 공식 성립 이전에 보다 넓은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탱크를 동원, 지상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전투대원들을 헤즈볼라 활동지역으로 투입하기 위해 50여대의 헬기를 동원했으며 이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었던 '욤 키푸르(유대인 속죄일) 전쟁'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수송작전중 최대 규모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집트가 1973년 10월6일 유대인 명절인 욤 키푸르에 맞춰 이스라엘 공격을 결정해 시작된 전쟁이다.
이스라엘측은 12일 교전에서 19명이 사망, 한달여간 공격과정에서 1일 사망자수로선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개전이후 처음으로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실종했다. 헤즈볼라 전사 50여명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측은 또 유엔 결의가 발효하기 하루 전인 13일에도 레바논 북부 및 동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와 자녀 3명을 포함해 최소한 7명의 레바논 민간인들이 숨졌다.
이러한 교전상황은 유엔평화유지군이 레바논 남부에 도착, 배치될 때까지 지속될 수 있어, 자칫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간 휴전합의가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니오라 총리 휴전으로 입지 강화 기대 = 반(反) 시리아계 인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됐던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휴전 합의로 위기를 돌파하면서 영향력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사니오라 총리는 지난 5일 공개된 미국과 프랑스가 마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이 지역에 레바논 군대가 신속히 배치되는 쪽으로 결의안이 바뀌어야 한다고 수정을 요구한 데 이어 평화유지군 구성과 관련, 레바논군 주도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닌 유엔군이 동참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 나름대로의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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