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불러 최근의 불편한 관계를 정리했다고 한다. 김병준 교육부총리 임명 강행이 촉발한 黨'靑(당'청) 갈등이 외견상 씻긴 것처럼 보여 다행스럽다 할 것이다. 집권 세력이 시급한 민생 현안도 아니고 소모적 '인사 갈등'으로 충돌하는 것은 국정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비록 김 교육부총리 파동으로 열린 간담회이기는 하지만 모처럼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1시간 45분 동안 만나 나눈 대화 수준이 그걸 입증해 주는 것 아닌가.
이 시점에서 집권 세력 핵심이 會同(회동)했다면 핫이슈인 수해 문제'경제 침체'한미 FTA'북 미사일 문제가 당연히 테이블에 올랐어야 했다. 대통령이 꺼낸 말은 "(열린우리당이) 내게 권력 투쟁하듯이 하고 있다"며 자신의 인사권을 존중하라는 주문에 이어 탈당 否認(부인)과 함께 대선 후보의 외부 영입 가능성이었다. 은근히 당에 대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압박한 것이다. 국민이 보기에는 자기들끼리 빠진 '권력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이 나라가 처한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김 교육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까지 반대하는 걸 권력 투쟁으로 해석하는 대통령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 본래 당은 여론의 風向(풍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두 측근 인사의 장관 기용 반대는 그런 선상의 민심 반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5'31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한테만 더블스코어가 넘는 600만 표 차로 패배한 여당이 민심 수용의 외길 말고 달리 선택할 길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도 그런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기는 한 모양이나 전체적 분위기는 대통령의 '말씀'에 자세를 낮추다 만 격이다. 실망 그 자체다. 그럴 바에는 평소 '할 말은 하겠다'고 큰소리나 치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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