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 호들갑 섞인 표현이긴 하지만 신문'방송용 造語(조어)인 '물 폭탄'이란 말이 실감난다. 水魔(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은 모두 초토화됐다. 한 마을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것은 물론 지형까지 바꿔 버렸다. 홍수는 화재와 그 위력이 비교되지 않는다. 그래서 예로부터 물이 불보다 더 무섭다고 했나 보다.
○…매년 반복되는 물난리가 올해도 되풀이됐다. 人災(인재) 天災(천재) 논란도 다시 등장했다. 모 재벌계열 건설사는 공사현장마다 재난을 불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신문'방송의 유별난 호들갑도 떫은 감 씹은 느낌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 지역에 수해가 집중돼 더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몇 해 전 비수도권 지역의 수해 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각설하고 이번 수해로 다목적 댐 추가 건설 논의가 다시 뜨거워질 모양이다. 북한강 수계에는 소양강댐'화천댐'춘천댐'팔당댐 등 여러 댐 덕분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겼다. 반면 충주댐 하나에 의존한 남한강 수계는 사정이 달랐다. 남한강 상류 지역인 강원도 영월읍과 하류인 경기도 여주군 주민들이 침수 공포에 떨었다는 것이다.
○…충주댐과 소양강댐에서 수량이 저장되지 않고 한강에 그대로 합쳐졌다면 한강이 범람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와 함께 지난 12년 간 환경 및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영월댐, 한탄강댐 등 다목적 댐 건설이 취소됐다며 환경론자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영월댐이 건설돼도 남한강 본류의 홍수 조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우리의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많으나 높은 인구 밀도로 인해 1인당 수자원 부존량은 매우 적다. 특히 전 국토의 65%가 산악 지형인데다 하천 경사가 급한 지형적 특성으로 하천의 물 이용 여건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한다. 治水(치수)는 선사시대부터 국가적 大事(대사)였다. 중국 夏(하)나라의 禹(우) 임금은 물을 잘 다스린 공으로 '大禹(대우)'로 불렸다. '大禹(대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小禹(소우)'라도 당장 등장했으면 좋겠다.
조영창 논설위원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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