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파고] "한국은 국내 쌀시장에 자신감 가져야"

입력 2006-07-13 07:43:07

다니엘 섬머 UC데이비스대학 교수

"쌀시장은 다른 품목 협상을 위해 추가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개방이 어렵다면 장기적으로 조금씩 개방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 정권에서 미 농림부 차관보를 지낸 UC 데이비스대학 농업·자원경제학과 다니엘 A. 섬너(55) 교수는 FTA협상에서 쌀시장 개방이 오히려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대표적 한국농업 전문가인 그는 "한국이 쌀을 지키려고 한다면 축산물 등 다른 품목에서 더 큰 폭의 개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칼로스 쌀에 대한 인식이 낮고 한국산 쌀시장이 차별화 돼 있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쌀은 한국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작목이지만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쇠고기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관세 철폐에 관심이 더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FTA를 체결하더라도 이미 시장이 상당부분 개방돼 있는 밀·콩·옥수수 등은 한국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한국 입장에서는 주요 품목이 아닌 품목의 적극적 개방이 협상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섬너 교수는 한·미 FTA협상에 대한 미국 내 여론과 관련, "사회전반적으로 FTA에 대한 반대는 많지않지만 FTA를 비준할 의회의 경우 찬반이 반반 정도로 갈리고 있다."라며 "한국산 공산품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최근 생산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유기농산물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차별화된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 농산물의 한국 수출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한국 농업도 친환경농업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농업문제연구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섬너 교수는 UC 데이비스대학 농업경제분야 연구교수인 이현옥(54) 박사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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