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인 이렇게 산다] 고가사다리차 기사 김선중 씨

입력 2006-07-07 07:11:59

올해로 결혼 11년째인 김선중(40) 씨. 초등학교 4학년 병수(11)와 병제(9) 두 아들을 둔 김 씨의 꿈은 작더라도 자기 집을 갖는 것. 지금은 5천400만 원짜리 연립주택 전세에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번듯한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것이라는 꿈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그의 가계 월평균 소득은 500만 원 가량. 결코 적잖은 수입이지만 워낙 '나가는 돈'이 많다보니 적금을 붓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다. 가계 지출 중 상당액은 김씨의 '움직이는 사무실'로 빠져나간다. 자동차부품상을 하다가 3년전부터 특장차를 몰기 시작했다. 일명 '스카이'로 불리는 일종의 고가사다리 차량. 벽에 기대지 않은 상태로 수십m 높이의 건물 벽면에서 대형 유리 등을 부착하는 작업이 가능한 장비다. 길이에 따라 1억 원을 호가하는 이 장비를 구입하느라 아직도 매월 할부금이 100만 원 넘게 나간다. 위험한 장비이다보니 연간 보험료도 무시 못한다. 다행히 3년간 지겹게 갚아온 할부금도 오는 9월이면 끝난다.

"할부금을 갚더라도 자녀 교육비는 무시 못하죠. 큰 아이 영어·논술·미술·학습지·컴퓨터를 배우는데 55만 원, 작은 아이 어린이집·미술·학습지에 35만 원 정도가 듭니다. 비싼 곳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남들 하지 않는 것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

사교육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학습지를 받아본다. 밖에 나가 한창 뛰어놀 아이들을 저녁마다 책상머리에 붙들어놓고 공부를 시키는 것도 적잖은 고민거리. 그나마 아내가 오후 5시면 퇴근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경기가 되살아나 아파트나 대형 건물 신축이 활발해야 일거리도 많아질텐데, 갈수록 경기전망이 어둡다고만 하니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가족끼리 화목하니까 항상 웃으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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