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수비지향적인 이탈리아 축구에 공격 본능을 불어넣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축구의 개혁가이며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이러한 개혁가 유형에 속한다.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그는 개혁가 유형은 아니지만 주위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팀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결과가 말해주듯 4강 팀 감독들은 자국 협회로부터 계약 연장 제의를 받는가 하면 다른 곳으로부터 러브 콜도 쇄도하는 등 주가가 치솟고 있다.
리피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루카 토니, 파비오 그로소, 마르코 마테라치, 다니엘레 델 로시 등 중고 신인과 신인들을 과감히 발탁했으며 이기고 있을 때에도 잠그기로 돌아서기 보다는 스트라이커 토니와 비슷한 유형의 빈센초 이아퀸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와 필리포 인차기를 투입, 강한 공격력을 유지했다.
또 이탈리아 축구의 전통적 전법인 4-4-2와 함께 4-3-2-1 전법을 도입,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법은 토니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를 원 톱으로 세우고 토티와 마우로 카모라네시를 뒤에 세워 상대 공격에 신중히 대응하면서 공격력이 뛰어난 윙 백 잔루카 참브로타와 파비오 그로소의 공격 가담을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형태이다. 이 전법으로 이탈리아는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었다.
리피 감독은 또 상대에 따라 토니와 질라르디노, 토티를 스리 톱으로 배치하는 4-3-3 전법도 채택, 변화무쌍한 전략가의 면모를 보인다. 이는 그가 유벤투스 등 세리에A리그 감독 시절부터 비디오 분석에 골몰한 데서 비롯되며 투 톱 뒤에 토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천편일률적인 전법이 토티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실패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은 월드컵 대회 이전부터 조별 리그때까지 비판 성향이 강한 프랑스 언론들로부터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 등 스타들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부터 미덥지 못한 4-2-3-1 전술을 구사한다는 데에 이르기까지 그가 도마 위에 오른 이유도 갖가지다.
그러나 그는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의 투 톱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앙리를 원 톱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줄기차게 밀어부쳤으며 8강전부터 전술의 위력으로 결승까지 진출하자 그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는 세대교체를 모색하다 별 효과가 없자 은퇴를 선언했던 지단과 파트리크 비에라 등을 다시 대표팀에 불러들여 그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극대화하는 데 골몰했으며 뒤늦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 내내 일어서서 열정적으로 소리치고 손 동작을 쉬지 않는 스콜라리 감독은 강한 규율과 승부 근성을 심어 개인 능력 위주로 플레이하던 포르투갈을 응집력이 강한 팀으로 변모시켰다. '전투 정신'을 강조하는 스콜라리 감독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는 포르투갈 선수들은 강한 공격과 함께 끈끈한 수비로 40년만에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브라질 사령탑을 맡던 2002년 월드컵에서도 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호마리우를 제외한 후 화려한 스타들을 조직력으로 다져 우승으로 이끌었다. 화려한 스타들의 능력을 믿고 자유방임형으로 팀을 이끌다 느슨한 플레이로 8강에 그치고 만 카를루스 파헤이라 현 브라질 감독과는 뚜렷이 대비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독일 감독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독일 대표팀을 젊은 선수 위주로 개편, 경기 전 후보 선수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독특한 동기부여 방식으로 팀의 단합을 이끌어낸 뒤 '공격 축구'를 하도록 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전문성이 뛰어난 코칭스탭에 대폭 위임, 그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함으로써 팀 전력을 향상시키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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