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실상 싹쓸이, 무소속 체면치레, 열린우리당 및 민주노동당 참패'
경북의 5·31 지방선거 성적표다.
◆광역단체장(1명)
주요 언론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난 결과를 입증하듯 김관용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정서에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은 물론 도지사 선거기간 동안 경제도지사, 교육도지사를 줄곧 공약해온 것이 유권자들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역 유권자들은 정부 여당의 실정에 대해 준엄하고 혹독한 심판을 한나라당 후보 몰표로 대변했다.
김 후보는 유권자들의 경북 살리기 요구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특히 김 후보가 첫 도전에 전국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도민들이 김 후보에 대해 가지는 절대적인 지지와 바람을 표심으로 대변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초단체장(23명)
한나라당이 23곳 중 19곳을 휩쓸었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 후유증과 공천 비리 등으로 경북 중·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반(反) 비(非) 한나라당 정서가 선거 초반 형성, 한나라당 후보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본사는 물론 주요 언론 및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 등에서 이 같은 결과를 예측했었다.
이런 가운데 선거 중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이 터져 약해지던 한나라당 정서가 결집돼 접전 지역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도움이 됐다.
결국 선거 막판 20% 안팎의 부동층이 과거 지방선거 때의 선례처럼 한나라당 후보로 쏠리면서 접전지역 승부의 추는 한나라당 후보로 기울었다.
한편으론 9곳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인 것을 볼 때 한나라당의 밀실공천이 이번 선거에서 일부나마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았다는 것을 한나라당은 되씹어볼 필요가 있다.
실제 고령군수 선거의 경우 지역 신임도가 높은 현직 군수를 공천하지 않았고,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정서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 패배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일방 게임' 속에 무소속은 그나마 4석을 건져 체면치레를 했다.
선거 초반 돌풍 조짐까지 보이던 무소속 연대 파워는 결국 '미풍'으로 판명났다.
반면 7명이 출전한 열린우리당과 2명이 나선 민주노동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고 참패했다. 높은 한나라당 정서 장벽을 넘지 못했고, 대구·경북에서 교두보 확보에 또 다시 실패했다. 대구·경북은 다양한 정치세력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지역 정치권은 "지역에 정치적 다양성이 추구돼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견제하는 정치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광역의원(지역구 50명·비례대표 5명)
한나라당은 자당 소속 도의원의 60% 이상을 공천을 통해 물갈이했다. 새 주자를 내세웠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나라당은 50석 중 47석을 차지, 사실상 싹쓸이를 했다. 경북도의회가 '한나라당 의회'라는 수식어를 낳게 됐다.
한나라당은 광역 및 기초단체장에 이어 광역의회까지 휩쓴 것.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에 이어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나머지 3석은 무소속 몫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에서 겨우 1명씩의 의원을 냈다.
한편 비례대표를 포함한 경북도의원 55명 중 여성의 경우 지역구 한 명 포함, 5명에 불과해 여성의 의회진출 장벽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원(지역구 247명·비례대표 37명)
처음으로 선거구마다 2~4명을 뽑는 중선거구제가 도입됐다. 선거 전 한나라당 정서가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의원에 비해 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결과는 무소속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247곳 중 23.1%인 57곳에서 무소속이 당선됐다.
한나라당 후보가 대거 당선(183곳)된 가운데 열린우리당(5곳)과 민주노동당(2곳)은 기초의회에도 진출이 미약했다.
37석의 비례대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일방 독주(34곳) 속에 열린우리당(2곳)과 민주노동당(1석)은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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