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天津)과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등 보하이만(渤海灣)지역의 연해도시들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3월 중국 국무원이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로 둘러싸인 환발해만지역을 2000년대 중국의 경제중심으로 지정한 데 이어 4월 16일 환발해만지역의 32개 시장들이 텐진에서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날 발표된 '톈진창의'(天津倡議)는 베이징과 톈진을 중심으로 다롄과 칭다오 등 연해 개방도시를 주변부로 하는 환발해만지역을 중국의 성장엔진으로 만들기 위해 행정 장벽과 시장 장애물을 해소하고 개방하는 한편 빠른 시일 안에 환발해권을 연결하는 교통망을 건설하고 공동항구를 개발하기로 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지역을 동북아 최대의 중공업 제조업기지, 국제물류허브 등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는 지역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발해만에 위치한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의 차오페이뎬(曹妃甸)항을 중국 최대 규모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같은 개발계획을 집중 보도하면서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대 션전과 90년대 상하이 푸둥(浦東)에 이어 발해만경제권의 중심인 톈진의 '빈하이(濱海)신구'는 제2의 푸둥이 될 것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사실 이 개발프로젝트의 중심도시는 톈진의 빈하이신구다. 빈하이신구 개발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의 최대 경제개발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발해만지역 개발은 중국이 21세기 발전전략을 성장 일변도에서 지역 균형발전으로 전환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환발해만지역을 경제중심으로 설정한 것은 중국 현 지도부의 정치적 영향력에 기인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와 보시라이(薄熙來) 국무원 상무부장, 리커창(李克强) 랴오닝성 서기 등 중국 지도부의 핵심인사들이 배후에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10년 동안 시장을 하면서 다롄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 부장과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는 후 주석을 이을 5세대 지도부의 대표주자다. 이와 더불어 톈진 출신인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해 톈진을 방문한 자리에서 "톈진은 상하이 푸둥을 배워라."고 지시하면서 빈하이신구 개발정책이 구체화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노동절 연휴 동안 칭다오와 다롄, 옌타이와 웨이하이 등 산둥반도와 랴오둥반도를 다녀왔다. 연안을 따라 끝없이 산업단지가 이어져 있었고 도시는 활력에 차 있었다.
특히 하이얼, 하이신, 칭다오맥주 등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중국의 주요 기업이 밀집해 있는 칭다오의 변화는 놀라웠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2배에 가까운 15.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칭다오는 톈진과 더불어 환발해만경제권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었다.
한반도와 가장 가깝고 한국 기업의 최대 투자처이기도 한 '환발해만지역'이 21세기 중국 경제를 이끌 최대 성장거점으로 부상함에 따라 우리에게도 새로운 대응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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