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의 본래 모습이 재현될 수 있을까? 그리고 80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9층 목탑이 복원될 수 있을까?
황룡사 복원을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28, 29일 이틀 동안 경주 힐튼호텔에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 국내외 학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은 황룡사 복원 문제에 큰 이견을 보이면서 격론을 벌였다. 이는 1970년대 발굴 때 발견된 유물과 주춧돌, 신라와 고려시대 문헌에 나오는 황룡사 관련 묘사가 있을 뿐 당시 건물이나 목탑의 모양, 건축 양식 등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증거나 자료가 없기 때문.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황룡사 목탑이 층마다 어떤 비율로 체감되는지, 탑 상륜부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창살 무늬는 어떤 것이었는지 등에 대해 학술적으로 동의할 만한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또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 니컬러스 프라이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복원이 뒷날 역사적으로 부정확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고 잘못 복원된 건물을 허물기 어려운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배병선 문화재연구소 황룡사복원단장은 "현재 남아 있는 7, 8세기 중국 일본의 절과 목탑 양식을 최대한 참고해 원래 황룡사와 가장 유사한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복원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특히 9층 목탑에 대해서는 21세기 형으로 '중창'되어야 한다는 입장(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과 건축 양식을 고증할 길이 없기 때문에 복원이든 중건이든 '말살'(강우방 이화여대 교수 등)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황룡사 복원문제는 문화관광부가 약 2천500억 원을 들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유적 복원사업이다. 정부는 완벽한 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의 고증 아래 재현·중창·중건 등의 개념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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