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과 상생의 문화지대 새만금문화권/김성환 외 지음/정보와 사람 펴냄
지난 3월 16일 대법원이 새만금 사업을 취소해 달라는 환경단체 측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 4년 7개월간의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사업이 계속 추진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생태적 재앙과 자연 가치 상실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주장한 측은 안따까움에 발을 굴렸고 포크레인에 앉아 판결 결과를 기다리던 사업 주체 측은 지체없이 중장비에 시동을 걸었다.
대법원 판결로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매듭지어진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새만금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새만금 문제는 다 종결된 것인가? 이 책의 저자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사업 주체 측과 갯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단체, 새만금 사업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대화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새만금 사업을 둘러싸고 10여 년을 끌어온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의 이분법적 쟁점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만금사업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으로 시작된 후 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이념틀에 지배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방조제와 갯벌에만 쏠렸다. 새만금 지역의 생생한 문화와 자연, 사람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 났다. 문화의 시대 21세기는 고유한 문화, 정신적 자원을 발굴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전 시킬 것을 요구한다. 새만금 일대는 풍부한 문화, 정신적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발굴, 정리하는 연구가 그동안 미진했는 판단 아래 저자들은 2005년 군산대 환황해연구원에 지역문화연구센터를 설치, 새만금지역 문화 연구를 시작했다.
이 책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물들을 엮은 것. 1장에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기존 논의의 한계와 의의, 새만금을 활용할 실현 가능한 대안의 5가지 조건 등이 실려 있다. 2장에서는 새만권문화권의 특징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3장은 고대 동아시아 해상 문화고속도로 역할을 한 삼신산 해상루트와 최치원, 남궁두, 허균, 권극중 등으로 이어지는 선도(仙道)문화를 다루고 있으며 4장은 생명, 상생, 자유의 메세지를 전하고 미륵의 희망을 안겨준 진표율사, 부설거사, 진묵대사 등의 이야기를 담은 새만금지역 불교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5장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유형원, 일제시대 선비의 기개를 지킨 도학자 전우 등 유학사상, 6장에는 최제우, 최시형, 전봉준 등의 개벽사상이 실려 있으며 7장에는 새만금지역 전통 문화를 문화산업화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456쪽, 1만8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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