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제자리 걸음'…분양가 인하 '신호탄?'

입력 2006-04-25 10:36:35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지가와 건축비 상승, 각종 부담금 신설 등 가격 인상 요인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분양가가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의 위축된 소비 심리에 막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올초까지만 해도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이를 분양가에 바로 반영했지만 실수요자들이 분양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인상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적용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일부 단지는 지난해보다 분양가격이 낮은 곳도 있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분양가 상승을 이끌어왔던 지역은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 지역.

지난해 7월 분양한 수성4가 태영 데시앙의 중대평 평당 분양가격이 처음으로 1천만 원을 넘은데 이어 11월에는 범어동 동일하이빌이 1천120만 원, 12월 분양한 범어동 두산 위브 더 제니스의 경우 49평형이 1천280만 원, 50평형대는 처음으로 1천300만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달말 분양 예정인 수성3가와 범어동 지역에서 동시 분양하는 롯데와 코오롱, 쌍용의 평당 분양가격의 경우 40평형대가 1천100만 원대 후반, 50평형대는 1천200만 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당초 사업 계획상 평당 분양가를 40평형대 1천200만 원, 50평형대는 1천300만 원으로 잡았으나 분양가를 작년 수준으로 내렸다."며 "3개 단지가 동시 분양에 들어간 탓에 업체간 가격 경쟁이 벌어진 것도 분양가 인상 억제 요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지마다 계약금을 20%에서 10%로 내리고 1년간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각종 옵션 무료 제공 등을 내세우고 있어 이를 분양 가격에 산정하면 실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단지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월배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치솟된 달서구 지역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분양에 들어가는 신일 진천 2차 단지의 경우 34평형 평당 가격이 730만 원대로 지난해 12월 분양한 1차 단지와 같으며, 지난 2월 분양한 태왕 진천 아너스는 평당 719만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분양 단지보다 오히려 가격을 낮춰 잡았다.

또 지난 3월 분양한 수성구 만촌동 고려개발의 '풀비체'는 40평형대 평당 가격이 770만 원, 2월 분양한 동구 각산동 대우 푸르지오 30평형대는 평당 570만 원대로 지난 2003년 수준의 분양가를 적용했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올 상반기 이후 고분양가를 제시했던 일부 단지들의 계약률이 상당히 떨어지면서 업체마다 분양가 인하를 서두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은 단지들은 당분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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