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 중질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고, 국내 원유공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역경제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950~970원 대를 오르내리면서 섬유를 비롯한 지역 전통산업들은 '고유가'와 '저환율'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17일 5월 인도분 원유가 한 때 배럴당 70.45달러까지 폭등한 뒤 전날보다 1.6% 상승한 70.40달러로 마감됐다.
이같은 고유가 추세에 대해 18일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올해 국제유가 평균가격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전망 때의 배럴당 52.3달러에서 배럴당 55달러로 3달러 가까이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CERA는 또 국제유가 시장이 고유가 시나리오로 귀결되면 올해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67.5달러까지 치솟고, 반대로 저유가 가정이 실현되면 배럴당 47.2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70달러 시대를 맞아 대구경북연구원 나중규 박사는 "석유투입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면서 "화학(10.26%), 1차 금속(3.04%), 섬유 및 가죽제품(1.43%)이 생산원가에서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3.8달러이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연평균 60달러(지난해 평균 49.37달러)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이 0.37%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상수지는 5억1천만 달러 줄어들고, 소비자물가는 0.09%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은 올해 유가상승이 지속돼 기업경영이 악화될 경우 ▷신규 또는 기존 투자계획의 취소(33.3%) ▷사업구조 개편(26.5%) ▷인원 구조조정(11.4%)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실태조사에서 나타났다.
더욱이 직물, 섬유·피혁, 기계, 안경테 및 장착구 등 지역 전통산업이면서 비교열위 품목의 경우 고유가의 압박에다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까지 겹쳐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석희 연구위원은 "환율이 10원씩 하락할 때 지역기업의 수출감소비율은 대기업(2.4%)에 비해 중소기업(4.9%)이 더 크게 나타나고, 전자(4.6%) 및 기타제조업(3.1%)보다 섬유제조업(5.1%)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경영의 효율화와 연구개발 강화, 디자인 품질개선, 수출선 다변화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 고유가와 환율하락으로 인한 원가 상승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려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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