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없고 매매는 고민되고….'
7살과 5살 자녀를 둔 직장인 이영길(35)씨는 요즘 집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중구의 30평형대 전세 아파트. 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위해 학원가가 밀집한 수성구나 달서구로 이사를 준비중에 있지만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다음달에 끝나 이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원하는 지역의 전세는 아예 찾기가 어렵고 신규 아파트는 가격이 너무 올라 대출을 받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10년 이상 된 아파트는 혹시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라는 우려 또한 이씨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
40대 직장인 박동영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남구에 살고 있는 박씨는 "2, 3년 전 아파트 분양을 받지 못한 것이 후회될 때가 많다."며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하려니 억울한 생각도 들고 부동산 가격이 내릴 것이란 기대심리도 있어 이사를 준비중에 있지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봄 이사 시즌을 맞아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나 이사를 준비중인 가정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전세난이 갈수록 심각해짐에 따라 지역을 불문하고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데다 매매 가격 또한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1, 2년 사이 급등한 탓에 구입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세 구하기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전세난은 황금아파트 등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여름을 넘어서야 어느 정도 숨통이 터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지역에 따라 전세 매물은 1시간 안에 계약이 끝나는 경우도 많다."며 "대구뿐 아니라 경산지역까지 20, 30평형대 전세는 거의 바닥이 나 있는 상태이며 40평형 이상부터는 조금씩 매물이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따라서 전세를 구하려면 부지런히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세 계약이 끝나는 입주 2년차의 신규 아파트나 입주가 임박한 단지들의 경우는 그나마 전세 매물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 기한이 끝났을 경우 월세로 갈아타거나 굳이 아파트를 고집하지 않는 것도 요즘 시기에는 괜찮은 방법이다.
이진우 지사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전세난이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혼부부나 직장 등으로 꼭 이사를 해야하는 경우라면 다시 이사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매물이 많은 월세를 구하거나 빌라나 깨끗한 다세대 주택 전세를 알아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매매를 원한다면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매매 쪽으로 선회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가격 불안정세가 이어지고 가격 하락 심리가 겹치면서 매매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을 찾거나 급매물을 찾는다면 불안 요소를 어느 정도 떨쳐버릴 수 있다.
중개업소들은 "1가구 2주택 중과세 영향으로 신규 입주 아파트도 집주인 대부분이 입주가 아니면 매물로 내놓으면서 전세를 찾기가 쉽지 않다."라며 "입지 여건이 좋은 준공 10년이 지난 대단지들은 가격 상승폭이 낮은 만큼 실수요자라면 차라리 구입을 하는 것도 현명한 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2, 3년 전 분양된 입주 임박 아파트 가격은 프리미엄이 붙어있더라도 신규 분양가보다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입주 아파트의 경우도 괜찮은 매물이 나올 경우에는 노려볼 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
한편 각 구별로 입지 조건이 좋으면서도 평당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꼽으면 수성구는 범물동(474만 원)과 파동(436만 원), 달서구는 월성동(377만 원)과 진천동(382만 원), 북구는 태전동 (334만 원)이나 읍내동(340만 원), 동구는 신천동(399만 원) 지역 등이 있다.
이 지역들은 지하철을 끼고 있거나 대중교통 여건이 좋고 대단지인 탓에 학교나 주변 편의 시설 등이 풍부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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