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欲知島). '알고자 하는 의욕'(欲知)이라는 이름처럼 욕지도는 조용하게 가슴으로 느껴야 제 맛이다. 통영이 안고있는 그 많은 이름난 섬들과는 달리 찾는 사람도 많지않아 호젓하다. 시끌벅적한 여행보다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여행지다.
욕지항에 도착하면 맨 먼저 해봐야 할 게 31km나 되는 해안길 드라이브. 욕지라는 이름도 섬을 알고자하거든 직접 섬을 밟아보고 돌아보라는 뜻이 아닐까. 하지만 일주도로를 타고가며 보는 바위절벽 등 섬풍경도 좋지만 욕지도는 천황산에 올라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천황산은 392m의 높지않은 산이면서도 묘한 끌림이 있다.
욕지도 산행은 보통 야포에서 시작해 입석-혼곡-대기봉-천황산-약과봉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순수산행만이 목적이고 돌아오는 길에 연화도까지 둘러보려면 천황산이 가까운 삼려 쪽 새천년기념탑에서 오르는게 좋다. 이곳에서 출발해 마당바위-대기봉-황능선-천황산-약과봉을 둘러오는데는 쉬엄쉬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가벼운 산행이라지만 천황봉 부근은 바윗길인데다 등산로가 뚜렷하지않아 힘든 산행이다. 때문에 해군기지가 자리잡은 정상을 피해 태고암쪽으로 질러가는 등산로가 편하다.
산행내내 한려수도의 청정바다와 소박한 섬 풍경이 발아래 한눈에 펼쳐진다. 등대섬과 선유도, 사량도, 거제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한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새천년기념탑에서 20여분 오르면 널따란 마당바위가 나타난다. 여객선터미널을 비롯해 오목한 항구의 모습이 편안하다. 천황산 정상 직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태고암이다. 바위틈으로 흘러내리는 약수 한 모금에 산행피로를 잊을 수 있다.
정상에서 내려와 시멘트포장길을 건너면 등산로는 약과봉으로 이어진다. 천황산 구간에서 보던 탁 트인 전망과는 달리 이곳은 내륙의 산을 등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지나온 만큼의 험한 구간은 아니다. 편하게 트래킹하는 기분으로 약과봉을 지나 항구로 돌아올 수 있다.
욕지도는 맑은 공기에 날이 따뜻해 겨울에도 풀이 자라난다. 그래서인지 산행내내 흑염소가 나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욕지도 흑염소는 섬지역 특성상 순종의 혈통을 유지하고 있다. 염소중탕이 유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는 길
욕지도는 통영에서 1시간 가량 배를 타고 들어간다. 배에 차를 싣고 갈 수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과 삼덕항에서 연화도와 욕지도를 오가는 배가 있다. 욕지해운의 욕지호가 삼덕항에서 오전 9시, 낮 12시30분 출항하며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선 오전 6시50분, 오전 11시, 오후 3시30분 배가 있다. 삼덕항에선 또 다른 욕지금룡호가 오전 6시45분, 오전 10시, 오후 1시10분, 오후 3시50분 출항한다. 여객운임은 출발지에 따라 7천~9천원. 승용차 2만1천~2만2천원.
욕지도에 도착하면 섬 일주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굳이 승용차를 가져가지 않아도 섬일주관광이 가능하다.
◆당일로 연화도 섬산행까지
대구에선 당일로 욕지도천황산 등반과 연화도 섬산행이 한꺼번에 가능하다. 대신 욕지도 섬관광은 포기해야 한다.
방법은 대구에서 일찍 출발하는 것. 삼덕항에서 오전9시 배를 타면 가능하다. 통영까지는 고속도로가 있어 대구에서 가는 시간이 단축됐다. 고성IC를 지나 통여IC에서 내리지않고 동통영IC까지 내달린다. 동통영IC에서 내려 다시 마산방향으로 거꾸로 조금만 가면 통영시내. 시내에선 미륵도 관광특구 표지판을 따르면 통영대교를 지나고 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삼덕항이다. 10시 욕지도에 도착해 산행을 한 후 1시 연화도로 출발하는 배를 탄다. 연화도는 섬이 작아 1시간30분이면 연화사 등 섬구경과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오후3시30분 삼덕항으로 나오는 배를 타면 되고 여유있게 연화도를 구경하려면 오후5시 배를 타면 된다.
글.사진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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