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디보스' 대구로 본사 이전

입력 2006-02-28 08:56:51

LCD TV 차별화로 '제2의 도약' 꿈꾼다

국내 LCD TV 전문업체인 ㈜디보스가 28일 삼성상용차 재개발부지에 본사 및 생산기지 등을 준공하고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디보스는 이날 본사·생산기지 준공에 이어 다음달 10일 입주를 마치고 15일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가며 20일에는 준공 기념 특별판매 등 성대한 준공식도 가질 계획이다. 대구에서 새출발하는 디보스의 대구 이전 이유와 계획, 전망 등을 알아본다.

◆최적 입지

디보스의 대구 이전 이유는 의외로 '입지 조건'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입지 조건이 상대적으로 나빠 업체들의 역외 이탈을 우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디보스는 오히려 대구가 이전 최적지라고 판단, 과감히 대구행을 선택했다.

이전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협력업체와의 관계. 협력업체 수만도 120여 개에 달해 수도권이나 대구·경북권 이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협력업체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구미에 제2공장을 짓는 방안도 고려해 봤으나 고급 인력 확보 등의 효율성을 감안, 결국 대구로 결정하게 됐다. 디보스는 주요 협력업체 3곳과 함께 대구에 협업단지를 조성, 공동 입주하는 데다 구미에 남아있는 다른 업체들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협력 관계에 큰 부담이나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디보스의 판단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바로 물류와 교통망. 수출 물량의 절반은 항공편, 나머지는 선박을 이용하고 있어 수도권으로 이전할 경우 부산을 통한 선박 물류에 문제가 생기고 충청 이남의 다른 도시로 이동했을 경우엔 항공 물류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 반면 대구의 경우 대구-포항고속도로 개통으로 포항 선적도 가능한 데다 최근엔 대구-부산고속도로까지 개통돼 선박을 이용한 물류도 어느 도시보다 유리해졌다.

또 수출국이 70여 개국에 달하고 거래처만 100개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도 바이어들이 서울을 통해 구미로 오는 것보다 고속철도를 이용, 대구로 오는 게 훨씬 접근성이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의 고급인력 확보 및 연구·개발도 대구 이전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도권의 경우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는 있으나 같은 업종 간 이직률이 높고 구미도 어렵게 확보한 인력이 경력을 쌓았다 싶으면 대기업으로 옮기는 문제가 있다는 것.

심봉천 사장은 "해가 거듭할수록 생산물량이 급격히 늘어 구미4공단을 포함해 김포·용인·천안 등을 대상으로 확대 이전 부지를 물색하다 대구로 결정하게 됐다"며 "대구시내로의 접근 교통인프라도 좋고 이전부지 분양금도 적당한 데다 이곳 출신이어서 고향 분위기도 잘 알고 있는 등 입지 조건으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작

디보스의 지난해 매출은 1천250억 원. 그러나 이 중 수출 비중이 93%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수는 90억 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서울, 경기지역에 90%가 집중돼 있다. 이에 디보스는 대구로의 본사 이전을 계기로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및 특수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내수의 경우 고향인 대구에 '올인'하는 등 대구 투자 및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현재 스위스,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등에선 고전하고 있는 만큼 대구 이전을 기점으로 이들 국가의 병원, 호텔 등 특수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구 진출 원년, 특수시장 800억 원 등 1천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디보스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최고 화질을 인정받았고 세계 최초의 인터넷 LCD TV '비체' 등 특화 제품과 진화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LCD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대구 이전을 통한 올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심 사장은 "지난 2000년 구미에서 시작, 5년 만에 급성장하며 기반을 잡았다면 이젠 대구에서 제2의 도약, 중흥기를 맞을 것"이라며 "올해 특히 특수시장 관련 신제품을 많이 출시해 LCD TV와 관련해선 뭐가 달라도 다른 우수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 시민과 함께

디보스의 대구 이전에 따른 첫번째 '작전명'은 '지역과 함께, 시민과 함께'이다. 시민에게 사랑받는 지역 기업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선 시민들과의 '접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디보스는 본사와 생산 시설 등을 개방, 시민이 즐겨 찾는 장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생산라인과 제품 등을 견학할 수 있도록 투어 코스를 만들어 시민들의 방문을 적극 추진하는가 하면 회사 복지동을 울타리 밖으로 열어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 방침이다. 복지동에 매점과 서비스센터, 인터넷카페 등이 설치돼 있는 만큼 휴식 및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개방할 계획.

또 복지동 앞 소공원에 파고다를 설치하는 등 쉼터를 만들고 주민들이 함께 모여 월드컵대회 등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7~8m짜리 멀티비전 형식의 LCD고화질 대형 TV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구미지역의 기존 협력업체 외에도 대구지역에서 새로운 협력업체를 만들고 60여 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인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작정이다.

심봉천 사장은 "기술과 제품에 대해선 자신이 있는 만큼 고향에 공헌하고 공생공존하는 기업 이미지를 쌓아나가면 대구시민의 사랑과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열린 공간,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시민 친화적인 기업은 물론 지역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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