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일대도 가야권? 대가야계 고분군 발굴

입력 2006-01-11 09:11:11

대가야가 6세기 이전 섬진강 하류유역을 포함, 전남 순천일대까지 영향권 아래 두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대가야계 고분군과 토기류 등 유물이 발굴됐다. 순천대 박물관(관장 임성운) 발굴조사단은 10일 봉분이 훼손되고 있는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고분군' 일대를 조사한 결과 대가야계 수혈식 석곽묘 5기, 소가야(경남 고성)계 토광묘 4기, 신라계 양식의 특색이 보이는 석곽묘 1기 등 대부분 4~6세기 추정 고분군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조사단은 출토 토기류 중 대가야계로 유개장경호(덮개갖춤 목긴 항아리),기대(그릇받침), 광구장경호(입구가 넓은 목긴 항아리) 등은 5세기 말경인 고령 지산동 44호분 출토품과 비슷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토광묘에서 발견된 수평구연호는 소가야계의 4,5세기 유물로 전남 동부지역과 경남서부지역의 밀접한 관련성을 엿볼 수 있는 유물로 평가했다.

조사단 이동희 책임조사원은 "전남지방에서 가야계 토기가 부분적으로 발견되었지만 가야를 영남지역에 한정하려는 선입관 때문에 소홀히 다룬 점이 있다"며 "이번 발굴은 대가야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 지역까지 확장시켜주는 획기적인 자료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백제가 이 지역을 6세기(512년)경 영역화 할 때까지 대가야와 토착세력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낙동강 하류 유역이 5세기 초 이후 신라의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가야의 중국 남제(南濟)와 교역 통로는 하동을 통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사진: 전남 순천 운평리 고분군 중 5,6세기 교체기 무렵에 축조됐다고 추정되는 1호분 발굴조사 광경. 덮개돌을 들어낸

주석곽(主石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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