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오후 대전에서 사학법 규탄 장외집회를 강행하는 한편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국회 등원거부와 장외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의총에서 한나라당은 29일 사학법 공포 이후 2단계 투쟁에 돌입, 사학법 무효화 또는 2월 임시국회 재논의 등 무효화에 상응하는 정부 여당의 조치가 나올 때까지 국회 등원을 거부키로 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투쟁이 장기화할 경우 당 사학법 무효화투쟁본부를 종교·사학단체와 연계한 '반 노무현 정권 투쟁기구'로 확대, 장외투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내년 1월10일께 수도권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2월까지 중소도시를 순회하는 시국강연 개최 방안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8일 연말 예산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보름간 이어온 장외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 사학법 반대투쟁에 사실상 '올인'했다. 비교적 순탄하게 차기 대선주자 코스를 줄달음쳐온 박 대표 입장에서는 국가보안법도 아니고 예상치도 않았던 사학법에 정치생명을 건 '도박'으로까지 비쳐질 수 있는 큰 승부를 걸고 나선 것.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내의 다수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을 밟아 등원거부 방침을 최종 확정하면서 '전부 아니면 전무'의 외길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들어간다는 것은 완전히 항복하는 것이다. 끝까지 버텨내지 못한다면 국가보안법 등의 날치기 시도에 대해서도 투쟁할 길이 없다"며 '끝장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예산안과 폭설대책 등 민생을 외면한다는 국민적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사학법 원천무효"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당력을 총동원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표는 특히 "어머니까지 북한에 의해 잃었지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사람이다. 그 만큼 남북문제에 대해 넓은 사고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목이 메는 듯 "이념문제 이것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해 '사심없는' 투쟁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퇴로없는' 외길승부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으나, 이거다 하는 '정답'은 없는 듯하다. 우선 국가정체성 문제에 대한 그의 확고한 신념이 중요한 추동력이 되고 있을 것이라는 '우호적인' 분석이다.
사학법의 본질을 전교조에 의한 사학 장악, 나아가 국가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란 기본인식을 깔고 박 대표가 이번 투쟁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 바로 그것.
이 같은 근본인식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전교조에 맡길 수는 없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이다" "여당이 사학법에 이어 국보법까지 강행처리하려 할 것이다" 등의 박 대표 발언에 투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박 대표의 '초강경 드라이브'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즉 부분적으로라도 정치적 목적이 결합되지 않았다면 이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는 '동토 투쟁'을 계속 벌일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
결국 박 대표의 시선은 대선에 맞춰져 있으며, 여기서 이번 사학법 투쟁의 전개과정을 읽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거연령이 19세로 낮춰진 상태에서 치러지게 되는 2007년 대선에는 현재 고교 2,3년생이 유권자가 되기 때문에 '사학법 개정=전교조 사학 장악=고교생 이념좌표 결정'이라는 등식을 박 대표가 염려하고 있다면 답은 뻔한 셈이라는 것이다.
당내로 해석을 좁혀보면 박 대표가 당 장악력을 극대화하고 차기 대권 후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최근 ' 청계천 효과' 등으로 욱일승천 중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에게 내준 리드를 만회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정황들을 종합해보더라도 박 대표의 강공투쟁은 U턴에 부담이 따르는 수준까지 너무 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사학법 장외투쟁은 장기화하면서 '반노(反盧) 투쟁'으로 변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박 대표는 "중도에 포기하려면 시작도 안했을 것"라고 호언했지만, 여권의 대응으로 볼 때 당장 끝이 보이지 않는 게 박 대표뿐 아니라 정치권 전반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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