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가시밭길 한나라 탄탄대로
여당 참패로 끝난 10·26 재선거 결과는 연말 정국 향배와 내년 지방선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여권은 당장 등 돌린 민심을 돌려놓지 못할 경우 정국 주도권 상실은 물론 내년 5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기대 난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재선에서 확인된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과 대중적 인기몰이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갈 공산이 크다.
여권은 이 같은 위기감을 여실히 느끼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소속의원 전원과 중앙위원 긴급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어차피 불거질 것이 분명한 지도부 책임론을 본격 공론화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28일 긴급연석회의에서 문 의장 체제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여당은 급속도로 지도체제 개편논의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내각에 가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대권주자들의 조속한 당 복귀 문제도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재선에서 확인된 민심의 현주소가 여당 지도체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것. 등돌린 민심이 정권 자체에 대한 반대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재선 결과는 노 대통령의 조기탈당 등으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기대 밖의 선전으로 지도체제의 현상유지가 가능하게 됐다. 이달 초 공천책임론 등으로 다소 흔들리는 듯했던 박 대표체제는 수도권 2곳 선거에서 여당과 무소속 거물을 꺾은데다 민주노동당 거점인 울산 북구에서도 기대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승리해 안정을 되찾게 됐다. 특히 대구 동을에 자신의 비서실장이던 유승민 후보를 과감하게 공천한 것은 박 대표 리더십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재선거를 통해 박 대표의 당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4곳의 재선거가 비교적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자 일찌감치 전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하면서 '올인'을 했고 강정구 교수 파문 때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정체성'문제를 공론화시키는 등 이슈 선점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당내 반대세력의 목소리는 급속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선거 전까지 당내 최대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뒤지던 지지도면에서도 이번 재선거는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밖에도 민노당은 민노총 지지자들이 다수인 울산 북구에서조차 한나라당에 패배해 타격을 받았다. 민주당과 자민련 등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나 당세 회복을 기대해야할 처지가 됐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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