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운하' 가능할까…"청계천 보다 쉬워"

입력 2005-09-30 10:45:54

"정말로 낙동강과 한강이 만날 수 있을까?"

지난 94년 조해녕 대구시장이 한강의 물을 도수로를 통해 낙동강으로 끌어오는'낙동강 프로젝트'를 제시한 데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이 29일 차기 대통령 선거의 후보가 될 경우 한강~낙동강 연결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혀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고용창출, 국토균형 발전 등 경제성이 놀라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운하건설 가능성과 관련, "요즘 기술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청계천 복원보다 더 쉽다"고 말했다.

또 막대한 건설비용도 운하건설로 생겨나는 자갈과 모래 등 골재 채취에서 50% 정도 자금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독일의 라인강 개발 때처럼 주식회사를 만들어 채권을 발행하면 가능하다는 것.

△낙동강 프로젝트와 '이란성 쌍둥이'=이 시장의 경부운하 건설은 한때 대구시가 역점 추진했던 '낙동강 프로젝트'와 유사하다.

이 시장의 경부운하가 낙동강~한강 등 '자연의 강을 그대로 이어' 운하를 만들자는 것이라면, 조 시장의 낙동강 프로젝트는 두 강의 수계 연결이 그 요체.

낙동강 프로젝트는 조 시장이 관선 대구시장이던 94년 처음 제안했다. 2002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조 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고, 시장 취임 후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낙동강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충주댐과 경북 문경 간 31km에 이르는 도수터널을 건설, 홍수때 충주댐에서 쓸모없이 방류하는 물을 끌어와 3억~4억㎥의 용수를 확보하는 것을 비롯한 낙동강 수계 댐 개발, 낙동강 치수사업 등이 골자.

그러나 조 시장의 낙동강 프로젝트도 낙동강 주운(舟運) 개발이 주요 사업으로 포함돼 이 시장의 운하건설과 일맥상통한다. 구미해평에서 낙동강 하구언까지 약 210km를 폭 55m, 깊이 4m의 수로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게 낙동주운 개발의 핵심이다.

△현실성은 '산 넘어 산'=수자원공학 전문가인 이순탁 영남대 석좌교수는 한강 운하건설이나 한강, 낙동강을 수로로 연결하는 방안은 미군 공병단이나 농업기반공사, 세종연구소 등에서 제기됐으나 여러 장벽 때문에 추진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장벽은 수리권(水利權) 문제. 이 교수는 "낙동강은 수량이 일정치 않아 운하를 건설하려면 한강의 물을 끌어 와야 하는데 한강 유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하건설시 기존 다리나 제방 등 구조물을 전부 다시 건설해야 하는 데 따른 막대한 재정부담도 장애물 중 하나. 실제로 대구시는 낙동강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선정, 국가에서 영남권 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추진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수로 건설에 1조4천여 억원, 낙동강 주운개발에 2조1천여 억 원, 낙동강 수계댐 개발에 1조1천여 억 원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지자체 간 이해 조정이 쉽지 않아 사업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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