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단'학교 숲 가꾸기'취재>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생명의 숲'가꿔

입력 2005-09-27 15:45:14

콘크리트 건물이 넘쳐나는 도심지에서 숲을 가꾸는 일은 생태 환경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환경단체인 '생명의 숲'이 2001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학교 숲 가꾸기 운동은 환경뿐만 아니라 교육적 의미도 크다. 어린이 기자단은 지난 24일 학교 숲 가꾸기 운동을 하고 있는 대구의 학교 세 곳을 취재했다.

▲ 학교 숲 가꾸기 운동

학교 숲 운동은 도시 내의 학교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여 푸른 자연의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생명의 숲'에서 시작하였고 현재 시범학교가 전국적으로는 380개이고 대구에는 12개가 있다. 지원 방법은 3년 동안 1천만 원 내외를 지원해 숲을 조성하도록 해 준다. 또한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라서 전국적으로 지원된 학교가 적을 줄 알았는데 380개나 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류지영기자(수성초3년)

▲ 학교 숲 가꾸기 진행 과정

시범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학교 숲 위원회를 만들어 학교가 어떤 상황인지 조사하고 문제점을 연구하여 방법을 찾아낸다. 또 학교 내에 조성된 학교 숲을 휴식 공간으로 이용하고 나무의 성장에 따른 변화와 계절에 따른 변화, 나무와 공기정화작용과의 관계에 대해 수업하고 친환경적 태도로의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시범학교에는 1년에 천만 원씩 3년 동안 지원하며 숲 조성 설계, 수목, 교사·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고보명기자(관남초3년)

▲ 1년째인 삼영초

삼영초등학교는 학교 숲 가꾸기를 한 지 1년이 됐다고 했다. 삼영초등학교에 갔을 땐 옆이 전부 다 공장이어서 냄새가 정말 이상했다. 그래서 학교 숲 가꾸기에 뽑힌 것 같다. 기자단은 학교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지도와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나뭇잎을 관찰하고 나무껍질도 그렸다. 삼영초등학교는 아직 공장 냄새가 나지만 아주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서 얼마 안 있으면 공기가 참 좋아질 것 같다. 우리 학교에도 나무가 아주 많아지면 좋겠다. 나무가 많으면 휴식공간이 될 수 있고 그 나무들로 공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영초등학교의 나무들이 잘 자라면 좋겠다. 송나영기자(죽전초3년)

▲ 2년째인 계성초

계성초등학교에 가면 아주 멋진 숲을 볼 수 있다. 소나무 7그루, 느티나무 4그루, 이팝나무 6그루, 단풍나무 3그루, 장미 100그루 등 많은 식물들이 있었다. 권영훈 선생님은 학생들이 급식소에 가는 길에 숲을 설치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계성초 학생들은 식사를 하러 가면서 나무도 관찰하고 신선한 산소도 들이마신다. 시범학교는 '생명의 숲'에 신청을 해서 심사를 한 다음에 땅이 좋은가 좋지 않은가를 측정해서 선정이 된다. 학교에 숲이 가꾸어지면 학생들의 정서 순화에 좋고, 자연친화적 학습의 장으로 활용된다. 공기가 깨끗하게 되어서 건강에도 좋다. 계성초는 첫 해 소공원을 가꾸었고 이듬해 과일이 열리는 유실수를 심었는데 3년차엔 연못 등을 만들어 수중 식물이 살 수 있도록 하고 4년차에는 선인장류를 심을 예정이다. 오종혁기자(종로초4년)

▲ 3년째인 매천초

매천초등학교는 세워진 지 50년이 넘었고, 2002년부터 숲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숲 가꾸기 시범학교로 선정된 지 3년이 되었다. 권옥희 연구부장 선생님은 7개 테마공원의 종류를 말하였다. 첫째, 우정의 동산으로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 둘째, 매화뜨락으로 매천초교의 교화인 매화가 심어져 있다. 셋째, 매천동산으로 주로 과일나무가 많고, 장승마을이 있다. 넷째, 단풍길로 청단풍, 홍단풍 등 10종류의 단풍나무가 있다. 다섯째, 심천지로 잉어, 다슬기, 우렁이 등이 있는 곳이다. 여섯째, 지혜의 숲(대나무 숲)으로 검은 대나무, 조릿대 등이 있다. 마지막 일곱째는 야생화 동산으로 계곡, 칡넝쿨, 차양시설이 있다. 매천초교는 숲에서 가꾼 식물들을 다른 학교에 나누어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혁준기자(지산초4년)

▲ 인터뷰-매천초등학생

학교 숲 가꾸기가 잘 돼 있는 매천초등학교 황성원(10) 학생을 만나 학교 숲에 대해 물었다.

기자 : 학교에 숲을 가꾸어 놓으니 어떤 점이 좋습니까?

황성원 : 학교에 와서 놀아도 심심하지 않습니다.

기자 : 학교 숲을 가꾸는데 어떤 활동을 합니까?

황성원 : 제가 직접 잡초도 뽑고, 물도 줍니다.

기자 : 학교에 7개의 테마 숲이 있는데 어느 테마 숲이 가장 좋습니까?

황성원 : 저는 대나무가 있는 '지혜의 숲'이 좋습니다. 시원하기도 하고 하늘을 보면 대나무 잎 때문에 푸르기 때문입니다. 이지민기자(대곡초6년)

▲ '생명의 숲'의 학교 숲 가꾸기 단계

생명의 숲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교 숲 가꾸기 운동(www.schoolforest.or.kr)은 전체 8단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 2단계까지는 학교 숲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서 숲 가꾸기에 대한 공청회도 연다. 학교 숲을 이용하는 주체가 중심이 되어 운영그룹을 형성한다. 이 운영그룹에서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타난다.

3단계에서 학교의 현황을 조사한다. 학교의 환경적 특성에 맞는 설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벽과 울타리는 어떻게 설치되었으며 아이들과 외부인들에 의한 옥외환경 이용 현황을 살피고 부지에 제공되고 있는 주요 편의시설을 조사한다. 또 양지, 음지, 바람이 많은 곳 등과 같은 자연 상태까지 살핀다.

4, 5단계에서는 선정된 부지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조사한다. 학교 부지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조사해서 학교의 열악한 이미지, 부지의 경관, 기후 관련 문제, 쓰레기 문제, 학교 폭력 문제, 운동장에서의 사고, 주차 문제, 무분별한 훼손행위 등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해서 조용한 공간 부족, 놀이 시설 부족, 야생동물을 위한 배려 부족, 앉을 시설 부족, 학교를 찾는 방문자를 위한 시설 부족 등을 보충하는 계획을 수립해서 추진 일정을 설정한다.

6단계에야 비로소 숲 조성이 시작되어 5개년도에 걸쳐 숲이 조성된다. 숲이 조성되는 과정 속에서 7, 8단계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학교 숲과 연계한 환경교육, 야외에서 진행하는 체육교육, 자연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언어 경험이 가능한 국어교육, 측량·통계 분석 등 논리관계에 대해 배우는 수학교육, 야외에서 풍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미술교육 등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김경호 (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