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밑 수확기 농촌 도둑 활개

입력 2005-09-15 09:34:10

"낯선 차·수상한 사람 신고하자"

수확기를 맞은 농촌지역 농가와 상가를 노린 빈집털이와 좀도둑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등 추석을 앞두고 치안 방범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사실조차 모르거나 농번기에 흔히 발생하는 농촌지역 범죄로 여기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새벽 2시30분쯤 울진군 ㄱ금은방에 도둑이 침입, 목걸이와 반지 등 시가 3억 원(금은방 측 주장)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갔다. 경찰은 도둑이 전기계량기를 내린 후 셔터를 올리고 침입한 것으로 미뤄 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영주시 영주동 정모(50·여)씨의 집에도 도둑이 들어 현금과 귀중품 100여만 원 상당이 들어 있던 손가방을 훔쳐갔다. 영주지역에는 지난 8월말까지 크고 작은 도난사건 274건이 발생, 지난해 같은기간 250건보다 24건이 증가했다.

지난 6일에는 이달들어 구미지역 농가 다섯 집에서 240만 원 상당의 농산물을 훔친 혐의로 지모씨(59·경산시 계양동)가 구속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영양군 청기면 손모(67)씨의 창고에 보관 중이던 건고추를 비롯해 인근 다섯 농가를 돌며 건고추 810kg(시가 700만원)을 훔친 혐의로 김모(49·무직)씨가 경찰에 붙잡혔으며 7, 8월 두달 동안 군위·의성지역 빈집 11곳을 턴 혐의로 이모(19·군위군)군 등 2명이 구속됐다.

이에 앞서 지난 7월22일에는 청도군 각남면 장모(74)씨가 복숭아 수확작업을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금품과 고서적 2권(시가 미상)을 훔쳐갔다. 청도지역에는 이달에만 벌써 4건의 좀도둑 신고가 접수되는 등 지난 7월 11건, 8월 18건등 복숭아 수확기가 시작된 이후 경찰에 신고된 도난사건만 33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도난 사건 상당수가 미제 사건으로 남으면서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하지않아 경찰은 정확한 피해상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달 도둑을 맞은 영주시 휴천동 박모(42)씨는 "집단속을 못한 책임도 있지만 신고해봐야 잃은 물건을 되찾을 수도 없을 것 같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촌 치안이 이처럼 불안한 것은 경기침체와 허술한 치안상태 때문이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노숙자나 전과자 등이 상대적으로 방범이 취약한 농촌 지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농번기 빈집을 노린 도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범행수법이 교묘한데다 단서를 남기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낯선 차량이나 수상한 사람을 발견할 경우 꼼꼼하게 메모하거나 신고하는 것이 도난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우·정창구··이희대·황이주·김경돈·마경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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