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관계 '긴장' 재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25개 정착촌 철수작업을 끝낸 지 하루 만인 24일 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 이날 요르단강 서안 최대 정착촌을 자국 영토로 병합하는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땅 압류령을 내렸다.
이로써 평화를 위한 중대 결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철수작업은 진정한 의도를 의심받게 됐고, 중동지역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 비밀요원들은 24일 밤 요르단강 서안 툴카렘 난민촌의 한 가옥을 습격, 총격전을 벌였다. 이 총격전으로 이슬람 지하드 전사인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 현지 병원으로 시신이 옮겨졌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이스라엘 군 장교들은 이들이 이슬람 지하드의 지역 간부들이며, 지난 2월 텔아비브와 7월 네타냐 자살폭탄테러에 연루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예루살렘 구시가에서는 한 팔레스타인인이 초정통파 유대인 청년 2명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고 이스라엘 경찰이 밝혔다. 이 중 한 유대인이 부상으로 사망했고, 테러범은 도주했다. 사망자는 영국 출신 신학교 학생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 법무부는 요르단강 서안 최대 정착촌인 말레 아두밈을 효과적으로 예루살렘에 병합할 수 있는 분리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24일 팔레스타인 땅 압류령을 내렸다.
토지 압류령에 반발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장벽을 세움으로써 팔레스타인 독립국에 귀속돼야 할 예루살렘의 일부를 빼앗아가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국제사회가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작업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사이에 샤론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에 대한 자국의 지배권을 공고히 하려는 속셈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벽과 전기펜스, 가시철망 등으로 이뤄진 분리장벽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60㎢의 팔레스타인 땅을 몰수해야 하며, 이 장벽이 완성되면 서안지역의 약 8%가 이스라엘 측에 포함된다.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질 말레 아두밈 정착촌에는 3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최종 평화협정 타결 후에도 이 정착촌을 팔레스타인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공언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스라엘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안장벽이 필요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그런 결정은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노력을 훼손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1차 철수에 이어 이스라엘이 나머지 요르단강 서안 영토에서도 철수해야 한다며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동예루살렘은 모두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 장벽이 "최종 국경선을 예단하고, 팔레스타인 토지를 몰수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문제"라며 이스라엘의 조치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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