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간이 공판장, 수백여곳 폐쇄 위기

입력 2005-07-29 10:14:21

무허가 운영 논란…과수 물류난· 농민 피해 우려

과수농가들의 판매편의를 위해 운영 중인 간이 공판장이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다며 고발되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잇따라 농민피해와 함께 자칫 물류난마저 우려되고 있다.

의성군에 따르면 최근 경북의 한 유통센터가 의성군 봉양의 대성농산 영농조합법인 등 공판장 세곳이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에 고발장해 공판장이 폐쇄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의성에서는 지난 해에도 이 같은 이유로 몇몇 간이 공판장들이 당국에 고발돼 문을 닫았다.

자두 농사를 짓는 김운수(49·봉양면 도원리)씨는 "가까운 곳의 공판장이 문을 닫으면 다른 지역이나 도시 공판장으로 팔러 나가야하는 만큼 농사를 계속 지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인들이 남아 농사를 짓는데 가까운 공판장을 두고 멀리까지 팔러 나가야 되는 불편이 크다"며 "오랫동안 농민편의를 위해 운영해 온 만큼 양성화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경북지역에는 도에서 승인받은 14개 시·군의 24개 공판장 외에도 농협과 영농조합법인, 일반 등에서 운영하는 산지 농산물 간이 공판장 수백여 곳이 사실상 무허가로 운영 중이다. 따라서 이들 간이 공판장에 대한 민원이 일어날 경우 무더기 연쇄 폐쇄로 이어져 과수유통의 물류난과 농민피해를 피할수 없게됐다.

실제 의성에서 생산되는 사과 3만6천800t과 자두 5천800t 대부분이 11개 간이공판장에 출하돼 판매되고 군위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1만4천800t과 자두는 1천700t은 군위의 4개 간이공판장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또 영천은 3곳의 법정 공판장 외에 복숭아 전문의 대창 산지공판장과 포도 출하철에 운영되는 사천집하장 등 2곳의 간이 공판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거래금액은 수 십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의성 대성농산 영농조합법인 이용득(52) 대표는 "간이 공판장에서의 과실 경매는 불법이지만 농민들이 생산하는 연간 수천만 t의 농산물을 불평없이 처리해 주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영천 대창공판장 김춘달 전무는 "산지 간이 공판장은 농민들이 시내까지 먼 거리 이동을 않아도 돼 농민, 소비자에게 모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 유통지원과 관계자는 "산지에서 공판장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면서 "공판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사업장에 간판 또는 현수막을 내걸 경우 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군위·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영천·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사진 : 자두경매가 한창인 의성군 봉양면 도원리 대성농산 영농조합법인의 간이공판장. 자두농들은 간이공판장이 농안법 논란에 휩싸여 폐쇄될 경우 판로가 제일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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