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장·경북지사 후보 '정중동'

입력 2005-07-15 11:38:17

정치 하한기로 접어들었지만 내년의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는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특히 정중동(靜中動) 분위기를 보이는 열린우리당과 달리 한나라당은 예비후보들의 각축전이 벌써부터 치열한 상황. 한나라당의 지역출신 의원들은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이재용 환경부장관의 출마 등으로 인해 만만찮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쟁력 있는 후보 물색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

한나라당에서는 서상기 의원의 행보가 가장 맹렬하다. 지난 6월말에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최근 열흘 동안 대구를 8번이나 찾았을 정도다. 주위에서는 너무 일찍 시동을 거는 바람에 자칫 까다로운 선거법의 덫에 걸리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 의원은 "국회의원 고유의 활동에 국한할 뿐"이라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과학자 출신인 서 의원은 "'돈되는 과학기술'로 대구를 한번 바꿔보겠다"며 포부가 크다. 지역 의원 중에는 박종근 의원이 서 의원을 가장 강하게 밀고 있다.

또다른 예비후보로는 김범일 정무부시장을 꼽을 수 있다. 아직은 조해녕 시장을 의식해야해 서 의원처럼 시동을 걸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올 정기국회때가 되면 김 부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국회가 시작되면 서울 출장이 잦아 지역출신 의원들과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많아진다. 하지만 관료 출신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거부감이 여전하고, 대구시정이 실패했다면 정무부시장으로서 이에 대한 공동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이재용 환경부장관이 확실시된다. 지난번 개각때 이 장관이 입각하자마자 정가에서는 내년 시장선거를 위한 '경력관리용'이라는 주장이 곧바로 나왔다. 한나라당이 이 장관 입각에 대해 "장관 자리가 낙선자를 배려하는 보훈병원이냐"며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 한나라당 내에서는 현재 거명되고 있는 인사 외 다른 후보감을 물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특정고 출신 국회의원들이 동문 중에서 후보를 물색 중이라는 주장도 벌써 나돌고 있다.

◇경북

차기 경북도지사를 놓고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특별한 호응을 받고 있는 인물은 없다'며 인물 부재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찌감치 도지사 출마의 뜻을 밝혔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는 한나라당 소속인 김관용 구미시장과 정장식 포항시장, 김광원 의원, 열린우리당 박기환 전 도당위원장, 추병직 건교부 장관 등이다. 저마다 장점을 강조하며 경북의 차기 뉴리더로서의 이미지 심기에 분주하나 여의도 정가의 반응은 아직은 '글쎄…'인 것 같다.

김광원 의원의 경우 3선의원,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등을 거쳤지만 지역과의 친밀감은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게 여의도 주변의 평이다.

정·김 시장은 기타 예비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몇 가지 약점이 있다. 정 시장은 임기 중 시 예산으로 기독교 단체 행사를 지원해 불교계의 강한 반발을 샀고, 김 시장은 98년 탈당한 전력과 리더십 부족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당의 박 전 도당위원장과 추 장관에게도 각각 경북도당 운영위원 경선 참패(박), 낙선 인사 챙기기(추)라는 불명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최근 "지금까지 거론된 인사들 외에도 출마 가능성이 있는 모든 예비 후보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뒤 모두 한데 섞어 다시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새인물 영입론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상곤·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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