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예정지 '이상한 나무심기'

입력 2005-07-08 10:02:44

영주·상주·김천 등 대부분 보상 노린 투기 의혹

댐 건설로 수몰 예정지나 공단조성 예정지 인근의 땅 거래가 활발하고 보상을 노린 나무심기 등의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01년 수자원공사가 영주시 평은·이산면 일대 송리원댐 건설계획을 발표한 뒤 외지인들이 댐 조성 부지 내 휴경지까지 사들여 과수를 심는 등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일대는 댐 건설 발표 직전인 2000년과 2001년 단 한 건의 부동산 거래도 없었으나 2002년 이후 현재까지 1천609필지 627만㎡의 토지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은면은 2002년 218필지(98만4천㎡), 2003년 204필지(158만7천㎡), 2004년 153필지(73만2천㎡), 올 들어 4월 말까지 71필지(64만4천㎡)가 거래됐다.

특히 지난해 영주교육청의 폐교된 모 초등학교 매각 입찰에는 무려 16명이 참가, 예정가(8천100만 원)를 크게 웃도는 1억2천400만 원에 낙찰됐다. 주민들은 "땅을 구입한 일부 매입자는 영업권 보상금을 노려 사업자 등록증까지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이안천댐 건설계획이 발표된 상주시 외서면 우산리 주변 논밭에는 갑자기 대규모의 배와 감나무 밭이 생겼다. 한 주민은 자신의 1천500여 평의 밭에 배나무 수 백 그루를, 또 다른 주민은 1천여 평의 다락 논에 감나무 200여 그루 심었다.

댐 수몰 예정지 일부 빈집에는 주민들이 집을 수리하고 가재도구를 갖다 놓는 등 생활하는 것처럼 꾸며 놓기도 했다. 상주시 강명진 건설과장은 "댐 건설과 관련된 위장 식수가 어림잡아 1만여 평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감천댐이 들어설 예정인 김천시 부항면 일대의 토지 거래도 늘고 있다. 부항면사무소에 따르면 토지거래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6건 이하(1만여㎡ 이하)이던 것이 올 들어 이미 12건(1만8천여㎡)이 거래됐다.

한편 경산 진량산업단지 인근인 진량읍 신제리와 대원리, 황제리 일대 151만㎡가 제2지방산업단지로 추가 지정되자 땅값이 평당 8만 원에서 25만 원선으로 오르고 사람 없는 빈집을 수리하거나 수 백 평 규모의 농작물 재배시설이 들어서는 등 보상금을 의식한 행위들이 잇따르고 있다.

경산시 박재용 투자유치담당은 "보상가를 더 받으려고 나무나 특용작물을 심고 농사용 건물 등 새로운 건축물이 세워지고 있어 보상금 증가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라고 걱정했다.

김천·이창희기자 경산·김진만기자 상주·엄재진기자 영주·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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