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계간 '詩하늘' 운영위원장 박창기 시인

입력 2005-07-08 08:41:14

서정이 부활하는 그런 날을 꿈꾸다

"처음 '시하늘'을 발간하고 시 낭송회를 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에 열었습니다. 지금의 밀리오레 빌딩 근처에 있었던 '차하늘'이 바로 그 장소였지요." 박 시인은 그때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열기가 고조되곤 했단다.

초대 시인의 시낭송과 라이브 음악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시의 무대는 이제 대구MBC 방송국 맞은편 삼성화재빌딩 지하1층 카페 '스타지오'로 이어져 이달로 108회째를 맞는다. 비단 초대시인의 시가 아니더라도 낭송하고 싶은 시나 자작시를 누구나 낭송할 수 있다. 더욱이 좋은 시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맛깔스런 사회와 이야기로 좌중을 이끌고 있는 시인 권순진씨에 대한 칭찬도 자자하다.

박 시인이 진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벤트는 '시하늘 달빛 시음악회'. 벌써 4년이 넘었다. 시조시인 김석근씨가 매월 보름 가까운 날 밤에 달빛을 받으며 진행하는 시음악회가 좋겠다고 제의해 시작된 음악회다. 처음에는 대구 근교 산을 찾아 달밤에 산행을 하며 시와 음악을 나눴지만, 지금은 한티재 가는 팔공산 팔공산방에서 대금 연주가 모임과 더불어 시음악회를 열고 있다. 달빛과 시와 대금소리의 어울림에 취해 멀리 전주, 익산과 서울에서 오는 단골도 적지않다.

"시하늘은 일반서점에서는 팔지 않습니다. 후원회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만 보내죠." 박 시인은 1년 후원금 1만 원이면 책 4권을 받고, 시 낭송회에도 초대된다고 덧붙였다. 시하늘의 시는 인터넷 다음카페 '시하늘(http://cafe.daum.net/sihanull)'에 전국 회원들이 읽은 시집이나 시계간지 등에서 계절별로 발췌한 시들 중에서 좋은 시만을 다시 가려 뽑아 재수록하고 있다.

"시하늘은 핸드백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더많은 문화의 공유를 위해서지요." 박 시인은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의 정신의 황폐화가 시에서 멀어진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정신을 한층 고양시키기 위해 좋은 시들이 더 많이 보급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변함없는 바람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의 후원인들에게도 시하늘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주변에 선물로 보내려는 '시하늘'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시가 읽혀지지 않는 시대는 정신이 죽은 사회라고 감히 말합니다. 시인들이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독자들은 좋은 시를 읽기 위해 눈을 크게 뜨는 그런 사회를 그려봅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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