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천 노게임, 대안없나

입력 2005-06-02 07:55:06

삼성과 롯데의 프로야구가 벌어진 1일 대구구장.

경기시작 전부터 그라운드를 적시던 빗줄기는 롯데가 1-0으로 앞선 채 1회초를 마치자 소나기로 돌변했고 선동열 삼성 감독의 한차례 항의이후 경기가 중단됐다.

30여분을 기다려도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저녁 7시15분께 최규순 주심은 노게임을 선언, 이날 야구장을 찾았던 3천여 관중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지만 일부 열혈 팬들은 "경기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회요강에는 경기 시작전에 우천으로 인한 경기 개시여부는 경기운영위원이 결정하고 경기가 시작되면 중단여부를 주심이 관장한다.

또 주심은 빗줄기가 굵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면 경기를 중단시킨 뒤 30분을 지켜보고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노게임 또는 강우콜드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은 팬서비스 강화차원에서 좀더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특별한 명문 규정은 없지만 비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최소 2시간 정도는 기다리는게 관례다.

그들 역시 쉽게 그칠 비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궂은 날씨속에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최대한 배려하자는 것.

반면 여름철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국내 실정에서 한국프로야구는 페넌트레이스 504경기 중 매년 70경기 안팎이 비때문에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구장을 비롯해 상당수가 인조잔디를 깔며 사정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전날 내린 비가 운동장에서 빠지지 않아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열악한 시절도 있었다.

이참에 그라운드내의 우천 대비 시설물도 대폭 강화할 필요도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비가 내리면 내야 전체를 커버하는 덮개를 펼치지만 국내 구단들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각 베이스만 덮개를 씌워 나머지는 물바다다.

이때문에 비가 그쳐 경기를 재개하더라도 야수나 주자들이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름철 유난히 비가 많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KBO와 8개구단은 팬서비스를 위해 우천 대비 규정과 시설물을 대폭 강화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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