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 "총리 참배 침략전쟁 긍정 메시지 이해"
한국인과 일본인 1천여 명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야스쿠니( 靖國)신사 참배가 위헌이라며 일본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지급과 참배금지 등을 요청한 소송이 26일 기각됐다.
도쿄지방법원 시바타 히로유키 재판장은 이날 판결에서 "원고 등에게 신교의 자유를 근거로 하는 인격권이 있다고 해도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원고의 요청을 기각했다.
재판장은 고이즈미 총리 등의 참배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으며 참배의 성격이 공적인지 사적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바타 히로유키 재판장은 "공(公)·사(私)의 구별을 애매하게 한 채로 참배하는 총리 등의 언동을 과거의 침략전쟁을 긍정하는 메시지로 원고가 받아들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로 총 6곳의 일본 지방법원에서 벌어졌던 야스쿠니 관련 소송 1심은 모두 기각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후쿠오카(福岡)지방법원만이 지난해 4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를 '위헌'이라고 판단했었다.
한국의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등 한·일 시민단체로 구성된 원고 1천여 명은 소송에서 고이즈미 총리 등의 신사참배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참배행위가 정교분리를 명시한 일본 헌법에 위배된다며 금지할 것을 주장해왔다.
1명당 3만 엔의 위자료도 요구했다.
반면 일본 정부와 총리 측은 "참배는 공무(公務)가 아닌 만큼 정교분리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맞서왔다.
도지사 측도 "전몰자의 위령, 추도가 목적으로 종교적 활동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민당 총재와 총리로 취임하기 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2001년 8월13일 현직 총리로는 5년 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참배 당시 공(公)·사(私)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공용차를 타고 비서관을 대동했으며 '내각총리 대신 고이즈미'라고 방문록에 적었다.
이틀 뒤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도 전년에 이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위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후쿠오카지법뿐이었지만 후쿠오카와 지바(千葉), 오사카(大阪)지법 1심은 참배의 성격을 '공적 참배'로 판단했다.
오사카지법은 2심에서 '사적 참배'로 판단을 뒤집었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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