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새 분원 설립보다 연구·개발 네트워크 더 중요"
달성 현풍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후보지 1순위로 평가한 것과 관련, 다른 후보지에서 겉으로는 "어쨌든 전문기관의 평가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내심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불만이 계속됨에 따라 더 이상의 입지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대구·경북이 함께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입지평가를 맡은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컨소시엄이 밝힌 것처럼 어떤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타 지역 지방정부와 대학, 기업의 지원이 있어야만 DGIST가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입지 논란으로 인해 깊어진 감정의 골이 파트너십 형성에 보이지 않는 장애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 중 하나는 산업 및 연구기반이 있는 경북에 DGIST '분원'을 두는 방안. DGIST 정관 제3조(소재지)는 "···필요할 경우 분원, 부설연구소, 연락사무소 등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DGIST 중간 보고회 때, STEPI 컨소시엄은 본원에 5개 연구부를 두고 그 아래 '연구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우에 따라 '연구센터'라는 이름으로 현장 밀착형 DGIST 분원이 설립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적인 건물이 들어서는 DGIST 분원이 설립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RRC(지역협력연구센터) TIC(기술혁신센터), 테크노파크를 비롯해 이미 지역에서 기반을 마련한 R&DB(연구·개발 및 사업화) 기관들을 활용해 연구과제 위탁 및 협력연구 등의 방법으로 실질적인 DGIST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기존 조직과의 경쟁, 갈등을 피하면서 제한된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략을 채택할 경우 경쟁력 없는 분야를 손쉽게 구조조정하면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분야에 대해서만 독자적인 건물과 기능을 갖춘 연구소(실질적 분원)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DGIST가 이 같은 '네트워크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른 R&DB 기관에 비해 우월한 국가 정책적 위상과 역할을 가져야 한다.
10대 신성장동력 사업 중 지역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최소한 2, 3개 정도의 사업은 DGIST를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논리에서 비롯됐다.
네덜란드 TNO(응용과학연구소)의 요스 제이튼 박사는 중간보고회장에서 "DGIS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 3개 분야에서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R&DB 역량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규석 DGIST 원장은 "DGIST가 지방에서 설립되지만, 지역의 산업·경제 발전과 국가발전에 동시에 기여한다는 설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연구소가 아닌 국가적 R&DB 과업을 수행하는 국책연구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DGIST의 위상과 역할이 확립될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DGIST 분원 설립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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