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한 동화입니다. 양계장에서 편안한 삶을 보장받았지만 자신도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소망에 몸부림치며 스스로 '잎싹'이라는 이름까지 지은 암탉의 삶과 죽음, 그리고 자유를 향한 소망과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잎싹의 소원은 한번만이라도 자신의 알을 품어보는 것, 그리고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입니다. 어느 날 이런 잎싹의 소망은 결국 이뤄집니다. '폐계'가 되어 쓰레기로 내던져지지만 청둥오리 '나그네'의 도움으로 되살아나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자유로운 새 삶을 얻게 된 거죠.
그러던 중 하루는 숲 속에서 알 하나를 발견하고 정성을 다해 품어 부화시킵니다. 그 속에서 나온 것은 병아리가 아니라 청둥오리 '나그네'와 '뽀얀 오리'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오리였습니다. 하지만, 잎싹은 개의치 않고 엄마로서 모든 사랑을 보여줍니다. '초록 머리'란 이름을 가진 아기오리가 다 자라 청둥오리 무리에 섞여 자신의 삶을 찾아갈 때까지 잎싹은 모든 어려움에 맞서 아기를 지키다 결국은 족제비에게 물려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 동화를 읽고 느낀 점을 원고지 4장 내외로 써 봅시다.
1. 잎싹은 스스로 자신에게 이름을 붙여 자신이 누구인가를 돌아보았고, 또 끊임없이 자신의 꿈이 이뤄지기를 갈망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누구이고, 어떤 꿈이 있나요?
2. 동화 속에서는 먹고 먹히는 자연의 법칙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남의 생명을 빼앗아야 하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생존법칙이죠. 이런 생존법칙을 인간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3. 나그네와 잎싹은 자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도 거리낌없이 내던지는 무한한 부모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식들은 이런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일쑤죠. 내가 당연하다고 여긴 부모님의 사랑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4. 잎싹은 자신의 목숨보다 초록 머리를 사랑하지만 결국 초록 머리가 떠날 수밖에 없도록 그를 밀어냅니다. 부모이지만 자식의 인생을 속박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죠. 혹시 여러분은 자신을 속박하려는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은 적은 없었나요? 과연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요?
▼자기발견
'잎싹'은 꿈을 잃지 않고 결국 꿈을 실현하는 닭이었다. 마냥 편하게 살 수 있는 양계장 속 생활을 포기하고 굳이 자유를 찾아 야생으로 뛰쳐나오는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한 것.
이는 잎싹이 자신은 알을 낳고 이를 부화시키는 역할을 맡은 암탉이란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았고 끊임없이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하나는 잎싹이 운명에 순응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는 점이다. 폐계로 버려졌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마당에서 내쫓겼지만 이에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좇았기 때문에 다른 양계장 속의 닭들은 누리지 못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것. 이처럼 새로운 기회란 어려움 속에서도 절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기꺼이 어려움 속에 자신을 내던질 수 있을 때 찾아오는 것인지 모른다.
▼입양
잎싹은 자신이 낳지도 않은 오리새끼를 목숨까지 바쳐가며 보살핀다. 이런 잎싹의 행동을 인간세상에 비유한다면 입양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의 자식을 키우기 꺼린다. 뼈대와 가문,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 탓에 국내 입양이 어려워 상당수의 버려진 아이들이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6'25 전쟁 직후부터 해외로 입양된 아이의 숫자는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지금도 매년 2천 명 이상의 고아가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부모와 자식 사이는 핏줄로만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잎싹의 경우처럼 기른 정(情)이 더 소중한 것일까?
▼삶과 죽음
이 동화에서는 먹고 먹히는 자연의 생존법칙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다른 생명을 잡아먹는 동물은 나쁘다, 잡아먹히는 동물은 불쌍하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서로 얽히며 순환하는 자연의 법칙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나그네는 자기의 목숨을 바쳤지만 그 죽음 덕분에 초록 머리와 잎싹이 살아날 수 있었다. 또 야생의 생활 속에서 굶주림에 지쳐가던 잎싹은 차마 먹고 싶지는 않지만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잡아먹어야 했고 이런 잎싹은 결국 자신의 목숨을 족제비 새끼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는데 내어줌으로써 족제비 가족의 생명을 살리는 죽음과 생명의 순환을 보여준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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