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줌인-골프의 규칙과 심판

입력 2005-03-04 08:53:20

우리가 즐기는 모든 스포츠 종목에는 쉽든 어렵든 규칙이 있고 이를 어기는 행위에 대한 판정과 제재를 가하는 심판이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의 규칙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라운드 도중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해저드(Hazards)에 볼이 들어간다거나 혹은 OB(Out of Bounds)가 나거나 하는 상황에서의 간단한 규칙들이다.

그러나 정작 아마추어 골퍼들이 알고 있는 이런 것들은 골프규칙 중 아주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골프규칙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754년 세인트 앤드류스 R&A 골프협회(The 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Andrews)가 13개 조항으로 된 규칙을 제정했고 이를 시합에 처음 적용한 것은 1774년이었다.

1797년에는 영국황실과 로얄에이션트 골프클럽 주축으로 위원회가 조직되어 규칙을 새롭게 제정하기 시작했다.

이들 규칙을 기초로 1860년 제1회 영국오픈(The British Open)이 열렸다.

우리나라 연호로는 조선시대 철종(哲宗) 11년이다.

골프는 이처럼 굉장히 오래 전에 규칙이 제정되고 적용돼 온 귀족운동이다.

이후 미국골프협회(USGA:United States Golf Association)와 미국프로골프협회(USPGA)가 생겨나 세계적인 인기와 권위를 가지게 되자 R&A와 USGA가 현재의 34조의 규칙을 공동으로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골프규칙은 세계 각국의 의견을 수렴하여 매4년마다 새롭게 개정해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골프에도 다른 스포츠처럼 심판이 있을까. 막상 골프경기에는 심판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많다.

정식으로 복장을 갖추고 경기흐름을 조정하거나 판정하는 모습이 TV중계에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18홀 전 홀에 경기위원(레프리)이 홀마다 2~3명씩 배치되어 있다.

이들의 역할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 골프의 룰을 적용하고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 중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경기 출발시간과 조를 편성하고 스코어카드를 접수하는 일이다.

경기규칙에 의한 올바른 스코어 기입을 확인하고 접수하는 일은 순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경기위원들은 또 경기조건에 따른 로컬 룰을 제정하기도 한다.

이들은 각 나라의 독특한 환경이나 골프장의 조건에 맞는 적절한 룰을 제정해 적용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선 경기자의 실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도 하는 등 경기위원은 선수들을 위해 숨어서 봉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듯 우리가 알지는 못했지만 골프시합에는 정해진 규칙과 심판이 있어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운동은 정식 경기와 달리 경기위원이 없이도 골프규칙과 로컬 룰을 나름대로 적용하기도 한다.

심판이 없는 운동경기, 역시 골퍼들은 귀족운동을 하는 신사라 부를 만하다.

우승백(대구칸트리클럽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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