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부족으로 올 해부터 본격화
경북지역에서도 고등학교가 문을 닫는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이농과 고령화 등으로 급격한 인구감소를 보이고 있는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받지 못한 고등학교들이 올해부터 속속 문을 닫을 전망이어서 초등교 폐교에 이어 심각한 농촌 공교육 붕괴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지금까지 고등학교가 문을 닫은 경우는 지난 2003년 경주 양북고와 1999년 예천 한알고의 사례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들 학교의 폐교에는 신입생 문제가 아니라 학교운영과 경영의 어려움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 3월 문을 닫을 문경 산북정보고를 비롯한 2006년 3월 상주 은척상고와 예천 용궁상고, 2007년 상주 사벌고 등 앞으로 폐교가 확정됐거나 폐교 위기에 처한 일부 고등학교들은 대부분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오는 18일 7명의 마지막 졸업생 배출을 끝으로 올 3월 문을 닫게 될 문경 산북정보고는 지난 2003년도부터 한 학년을 이룰 최소한의 인원인 신입생 10명을 채우지 못해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 왔다.
1977년 개교한 이 학교는 사실상 '신입생 부족에 따른 폐교 1호'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상주 은척상고와 예천 용궁상고도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채우지 못해 2006년 3월에 문을 닫는다.
은척상고 경우 오는 18일 9명의 학생이 졸업하고 나면 3학년 10명만이 학교에 남게 되고 6명의 교사들도 3명으로 줄어들어 초 미니학교로 전락하게 된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2명이 지원했으나 10명을 못 채우는 바람에 1학년생 없는 소규모학교로 전락하고 있는 상주 사벌고 경우도 올해 2학년들이 졸업하는 2007년 3월에 폐교가 확정됐다.
이 밖에 진보제일고가 진보종합고로 통·폐합되면서 올해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 오는 3월에 문을 닫게 되고 영주 부석고가 올 신입생 모집에서 겨우 10명의 학생을 채워 내년 신입생 모집 결과에 따라 2008년도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는 등 해마다 농촌지역 고등학교 폐교사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상주 사벌고 신기호 교감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초·중학교 학부모와 동창회 등을 상대로 지역학교 자녀 보내기 운동 등을 설명했으나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학부모들은 10~20분 거리에 있는 도시지역 고등학교로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은 교육열이 있어 사실 소규모학교 폐교에 대해 오히려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문경 산북정보고 동문인 김영식(32·상주시 낙양동)씨는 "통·폐합 등 강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초등교 폐교와는 그 의미가 달라 농촌지역 고등학교 폐교는 농촌사회 붕괴라는 사회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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