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남북 군사력 불균형 초래 우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안보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외무성이 10일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 핵무기의 보유량과 무기 성능을 따지기에 앞서 '선언' 자체만으로도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강대국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키우려는 동북아시아 일부 국가와 제3세계국가들에게 '핵무기 유혹'을 촉발시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체제 유지를 어렵게 하는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맞서 독립을 꿈꾸는 대만과 세계 3위의 방위비를 사용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역할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핵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폭발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우려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몇 개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추정하기에 앞서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가졌다고 선언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반도 안보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 지형 변화를 초래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측의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맞선 무기체계 개발과 이에 따른 군사력 구조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환경에 부응해 '한반도 방위의 한국화'를 위한 더 많은 비용분담을 요구하는 미국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방대학교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사실이라면 미국의 핵우산 의존 필요성이 더욱 제기될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안보의존'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결국 한미동맹관계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 불용-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한국의 적극적 역할'이라는 정부의 북핵 해결 원칙에 대한 비판과 이에 따른 대북정책의 딜레마가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정보판단을 근거로 한 정부의 '북핵 불용' 원칙은 북측의 핵무기 보유 선언으로 사실상 무의미해진 만큼 "정책 실패"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측에 대해 남측이 경협을 확대해나갈 경우 ' 남측 자본 핵무기 생산비 전용' 주장이 엇갈리는 등 남-남 갈등도 초래될 것이란 관측이다.
세종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북한 핵무기 보유 선언으로는 정부와 중국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되는 대신 미국의 입장이 강화될 것이다"며 "대북경협을 일정기간 유보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력이 노골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주도하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고 한국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에 참여하도록 미국의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인 것이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의 성명만을 놓고 북측의 핵 정책이 강경일변도로 치닫거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정종욱 아주대 교수는 "북한은 일정 조건과 환경이 충족되면 6자회담에 나설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면서 "현재로서는 북측이 강경한 정책으로 선회했는지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중국 측이 미국과 북측의 우라늄 핵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나아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6자회담에 참가하기 전에 협상카드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단일화는 김문수 사퇴 뿐"…국힘 "10% 지지율로 승리 불가"
대구 찾은 이석연 민주당 선대위원장 "이재명 뭐 잘못했길래 이렇게 푸대접 하나"
김문수+이준석 50.7%〉이재명 46.5%…거세지는 보수 단일화 요구
"文 욕보였다" "반역"…'김문수 지지' 이낙연에 민주 맹비난
이준석 "추락만 남은 김문수…나만 이재명 잡는다" 단일화 데드라인 D-1 빨간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