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신명놀이

입력 2005-02-07 09:56:26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 뜻깊은 날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한판 놀아보자니 우리나라 가족문화라는 게 참 빈약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야외로 나가자니 추운 날씨에 고생길. 게다가 가족들이 떼로 다니는지라 나가는 돈이 만만찮다.

이럴 땐 그저 따뜻한 아랫목에서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할 수 있는 놀이를 해보자.

△윷놀이= 인원수에 제한없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이다. 직경 3cm, 길이 15cm정도 되는 4개의 막대기를 던져 나오는 모양에 따라 말을 진행시키서 먼저 골인점에 다다르게 하는 게임. 하지만 '글쎄, 요즘 누가 그런 거 하나?' 라고 시큰둥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연령과 기술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야말로 온 가족이 평등하게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 윷놀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모험을 걸어 4개의 말을 한꺼번에 업고 가거나 그 반대로 4개의 말을 한꺼번에 잡는다거나 하는 스릴은 있지만 게임으로서 가지는 짜릿함이 없다는 것이 단점.

이럴 때는 변형 윷놀이를 해보자. 윷판에다 심심함을 보안하기 위해 몇몇 지점에 발랄한, 가끔 음흉한, 때로는 버르장머리 없는 벌칙을 심어 놓아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32면 참조) 기존의 윷놀이가 무작정 빨리 나아가 이기는 것으로 승부를 판가름 짓지만 변형윷판은 아무리 일찍 들어와도 도중에 벌칙들 때문에 손해가 되기도 하며, 반대로 늦게 들어와도 쏠쏠한 실속이 있을 수도 있다. 가족간의 합의하에 빈칸에 다른 상벌규정을 채워 넣어도 좋다.

△ 협동 제기차기= 할머니와 손자, 혹은 아버지와 딸 등이 함께 팀을 이뤄 발 대신 손을 이용, 제기놀이를 할 수 있다. 제기판에 달린 줄 하나에 한사람씩 잡고 선후 제기판 중앙에 제기를 올려 놓는다. 신호와 함께 협력하여 줄을 잡아 당겨 제기를 쳐올린다. 30cm이상 높이 쳐올려야 한다. 친지들이 모였을 경우 얼마든지 팀 편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백화점 등지에서 협동제기차기 판을 구입할 수 있다. 4인용, 8인용, 10인용이 나와있는데 5만원대로 가격이 비싼 것이 흠. 굳이 제기판을 구입하지 않고 책받침을 마주 잡고 '제기 쳐올리기'를 해도 괜찮고 제기 대신 탁구공 등을 이용해도 좋다.

△고냐 스톱이냐?= 명절 때마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스톱, 시시각각 변하는 박진감에다 번뜩이는 두뇌회전이 필요해 이만큼 재미있는 게임도 없다.

일반 고스톱은 물론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이 비슷하다. 기본점수를 3점으로 하고 고도리는 5점, 기타 약단 (청단, 홍단, 초단)은 3점으로한다. 5광인 경우 15점, 그외에 멍텅(열끗 )7장으로 3점이 나면 승부점수의 곱을 받는다.

여기에 판설이, 설사, 첫뻑, 쇼단 등 다양한 규칙들을 적용하면 흥미를 갑절 늘어난다. 단 중독성이 있으므로 지나친 고스톱은 삼가야할 듯. 어디까지나 게임은 게임일뿐 돈내기는 하지 말자.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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