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日本의 역습'

입력 2005-01-01 12:31:16

세밑에 한나라당이 발의한 법안 하나가 눈길을 끈다. 독도 보존 및 이용에 관한 특별법. 취지 또한 명쾌하다. 해양자원 확보와 생태계 보존, 그리고 국민들의 자유 왕래를 위한 편의 제공 차원에서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명쾌히 하고자 함이다.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세계지도책 2005년 판에서 동해에 대해 'SEA OF JAPAN'밑에 'EAST SEA'를 병기해서 출간했다. "드디어 해냈다" 자축할 사건이다. 그러나 눈길을 아래쪽으로 돌려보면 뭐 씹은 표정이 되고 만다. 독도(Dokdo)라는 글자 밑에 다케시마(Takeshima)가, 대한해협(Korea Strait) 아래에 쓰시마 해협(Tsushima Strait)이란 글자가 난데없이 붙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당한 게 아니었다.

○...기실 '동해'를 얻은 것도 정부 당국이 아니다. 반크(VANK)라고 하는 1만수천명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애국심 덕분이다. 그들은 최근에도 전 세계 항공기 조종사들이 쳐다보는 항공지도의 동해 표기를 설득, 미국 젭슨사(社)로부터 수정 약속을 받아낼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민간의 성과물마저 일본의 '역습'에 의해 하나 둘씩 무너져 간다는 데에 있다. 일본은 일본해만 되찾겠다는 것이 아닌 것이다.

○...지난 연말 파리에서 있은 '제10회 바다 명칭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는 11개국의 이분야 석학들이 모여 일본해'동해 병기 문제의 논의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특히 지명의 국제표준화 및 지명분쟁을 다룰 '지명 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점은 또 하나의 진전이다. 문제는 일본의 역습-일본의 내년 외교목표의 중점이 다케시마, 일본해, 대륙붕 확보 등 사실상 '영토 확장'의 행동화에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활동에 8억엔의 예산 지원을 요청한 것이 그 증거다. 우리만 맨손이다.

○...정부는 새해 국정기조의 하나로 '뉴 데탕트(New Detente)'를 내걸었다. 2005년은 한'일 수교 40주년, 6'15 남북선언 5주년이 겹친 해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광복 60주년 위원회'를 매머드급으로 오픈한다고 한다. 일각의 걱정은 그래서 나온다. 일본은 작심하고 영토 외교를 강화할 요량인데 우린 국내용 축제, 선린외교나 펼칠 모양이니 순진한건지 모자라는 건지. 새해 국회가 '독도법'을 통과시켜버리는 것도 대한민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노력이다.

강건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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