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문화대 사회공헌센터

입력 2005-01-01 09:47:58

"전공 살린 자원봉사…기쁨 주고 보람 얻고"

지난 11일 오후 대구역 지하 1층 지하철 문화마당. '계명문화대학과 아름다운가게가 함께하는 희망콘서트가 있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계명문화대 사회공헌센터가 주최, 100명이 넘는 교직원 및 학생들이 참가해 대학에서 기증한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 2천여 점을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 이날 수익금 134만9천600원. 전액 소외된 이웃과 풀뿌리 NGO를 지원하는 희망씨앗기금으로 적립했다.

지난해 5월 계명문화대 부속기관으로 문을 연 '사회공헌센터'는 새로운 봉사프로그램의 전형을 만들어가면서 지역 사회에 작지만 따뜻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공헌센터는 각 학과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대학 차원에서 사회봉사에 좀 더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계명문화대의 자원봉사 동아리는 모두 6개. 올해만 해도 2곳이 더 생겼다. 이처럼 자원봉사가 활발해지자 계명문화대는 학생들의 사회봉사 체험을 늘리기 위해 아예 사회봉사과목 교육과 활동을 졸업 필수학점으로 정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연 15시간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시간으로 갖고 있다.

사회공헌센터가 주선하는 학생들의 사회봉사는 여느 자원봉사와는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기존 대학생들의 자원봉사가 육체적 도움에 머물렀다면 이들은 전공을 살린 봉사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공헌센터는 생긴 지 1년 7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그동안 진행해온 사회봉사는 분야별로 다양하다.

패션디자인과 '해피크로스 봉사단'은 올 초 관내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직접 만든 수의를 전달하기도 하고 지체중증장애인을 위한 기능성 옷과 이불, 모자 등 각종 물품을 만들어 전달했다. 자신들의 몸에 꼭 맞는 옷은 그들에게 큰 선물이었다. 그런가 하면 디지털사진영상과 '이노'는 2000년부터 꾸준히 영정사진 무료촬영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제작한 영정사진만 해도 1천500건을 훨씬 넘어섰다.

또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지도 봉사도 나선다. 생활음악과는 지난 5월부터 '높은음자리 봉사단'을 꾸려, 저소득가정의 아이들에게 매주 피아노 및 동요 등을 가르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식품영양조리과 학생들로 구성된 '계명 빵사랑'은 어린이 시설에 빵을 구워 보내기도 하고 생활체육과에선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운동치료를 돕고 있다.

전공을 살린 봉사활동은 학생들에게도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장애인 결혼식의 피아노 반주를 맡았던 생활음악과 이영지(21)씨는 "처음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참가했지만 막상 가보니까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지고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다"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자원봉사를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센터의 활동의 폭이 점점 넓어지자 외부에서 도움을 구하는 단체도 많아지고 있다. 한 사회복지사는 "이전에는 학교시설을 이용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어느 기구를 접촉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는데 이젠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나 훨씬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KT 모포스봉사단이 진행하는 장애인 결혼식에서 음악을 연주해줄 자원봉사자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공헌센터는 사회복지기관과 대학, 그리고 후원가능한 기업체까지 연결해줄 수 있는 사회봉사의 고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곽정옥 사무국장은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사회봉사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띠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사회봉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원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사회공헌센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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