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방은행을 가다-(1)일본의 금융 현황

입력 2005-01-01 08:45:05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일본의 은행들은 대산업자본에 속해 있으면서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호송선단식 경영체제였다.

종전 후 미국의 맥아더가 재벌 철폐과정에서 소유구조를 분리, 산업자본이 금융 지분을 5% 이상 가지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예전 계열사 사장들과 금융사 사장들이 만나 경영 정보를 나누는 친목회는 유지돼 그 잔재가 남아있는 상태다.

은행들 중 도시은행은 12개가 있다가 장기 불황의 여파로 4개로 통폐합, 도쿄미쯔비시, 미쓰이스미토모, UFJ, 리소나그룹으로 정리됐다.

UFJ는 다시 도쿄미쯔비시에 합병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은행은 7개이며 개발기관인 장기신용은행(우리나라의 산업은행에 해당)은 3개에서 1개로 감소했다.

지방은행은 구조조정 여파에도 64개가 그대로 건재하며 제1지방은행, 상호저축은행에서 전환한 제2지방은행은 66개에서 49개로 줄어들었다.

신용금고, 신용조합, 상공조합금융 등 서민 금융과 직능 금융이 발달해 있으며 농협, 체신은행 규모가 큰 것도 일본 금융의 특징이다.

체신은행은 보험과 예금을 취급하면서 보험료를 안내고 지불준비율 부담이나 규제도 받지 않은 채 정부 신용도에 의존해 총 수신고 270여조 엔의 막대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체신은행은 이 과정에서 민간 금융 부문을 교란, 고이즈미 정부가 공사로 전환하기 위한 최대 개혁과제로 삼고 있다.

일본지방은행협회 히데시 키시(岸秀志) 사무국장은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서는 은행들이 생겨나고 있고 지방은행 중 23개 정도가 바젤협약에 의한 BIS비율 등 국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며 "지방은행은 도시은행에 비해 버블 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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