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동아리 '해마루'

입력 2004-12-27 11:43:26

초·중등학교의 교육과정에 국악교육이 대폭 강화됐지만 학교 현장은 천차만별이다. 학교나 교사, 학부모들의 분위기에 따라 활기를 띠기도 하고 있는 듯 없는 듯하기도 한다. 담임 교사가 관심이 있으면 학생들도 국악을 즐기고, 열성적인 교사가 나서면 국악 동아리가 학교 행사를 도 맡는다. 당연히 반대의 경우도 많다.

학년이 끝나는 시기. 한 해 동안 학교 국악교육 활성화에 앞장서온 사람들을 만났다. 국악사랑 '해마루'. 생활 속에 국악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교사와 학부모, 국악인들의 모임이다.

△'해마루'는

'해마루'는 지난 5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국악을 사랑하는 몇몇 교사들이 국악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논의를 진행해 오다 올해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하면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신표 태전초교 교사는 "해마루는 온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해'와 단절된 공간을 하나로 이어주고 화합하는 공간인 '마루'를 합친 우리말로 민족 음악인 국악으로 하나 되자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했다.

해마루는 초등학교 때 국악을 배운 학생들이 중학교 진학 이후 마땅한 활동 공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을 창단했으며 교사 국악 동아리 '나니르'와 대구초등국악한마당 운영을 통해 국악 전문가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사부터 이해해야

김신표 교사는 "교사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국악 살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부터 국악을 이해하고 있어야 학생들, 나아가 국민들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현재 '해마루'에서는 교사들을 상대로 국악 강좌를 열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악기를 다룰 줄 알게 되면 학생들에게 국악을 더 자주, 더 깊이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규 태전초교 교사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커졌지만 교사들의 이해가 부족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교사 국악 동아리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인에게도 '나니르'의 문을 개방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 속의 국악

김신표 교사는 "요즘은 곳곳에서 서양 음악만 들려올 뿐, 우리 음악은 거의 접하기 힘든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커가고 있다"라며 "생활 곳곳에서 국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양식 선율에만 익숙해진 귀를 우리 리듬에 익숙해지도록 열어 줄 필요가 있다는 것. 때문에 청소년국악관현악단 단원들과 태전초교 국악관현악단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모여 연습하는 것은 물론 집에서도 틈틈이 국악 연주 음반을 듣고 혼자 리듬을 익힌다.

김 교사는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말로만 외칠 뿐, 학부모나 교사들 모두 막연히 국악을 어렵고 지루하게 생각한다"라며 "처음에는 서양음악이 적절히 곁들여진 창작 국악곡에서 시작하면 점차 우리 음악이 가지는 묘미와 깊이를 음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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