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실마을 주부 대잇기 분주
"500년 전통의 한과를 맛보세요."
연말연시를 앞두고 봉화군 유곡리 닭실마을 생활개선회 주부들이 대물림한 전통한과 만들기에 분주하다.
치마·저고리를 풀어 던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반촌의 정승 대가의 안주인들이다.
안동권씨 집성촌인 이 마을의 제사 음식으로 만들어졌던 한과가 이제는 마을 전통 음식이 되어 전수되고 있다.
옛날, 음식으로 가문의 품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한과였던 만큼 이곳 한과의 명성에는 이설이 없다.
닭실 한과는 밀가루에 꿀과 기름을 넣고 반죽해 기름에 지져 만든 약과를 비롯해 연약, 만두과, 과식과와 밀가루에 소금 간을 하고 꿀과 섞어 반죽해 기름에 지져낸 대박계·중박계 등이 얼굴격이다.
또 쌀·깨·밤·송화 가루를 꿀로 반죽해 찍어낸 다식, 찹쌀가루에 술과 꿀을 섞어 찐 것을 갸름하게 썰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 고물을 묻힌 산자와 강정 등 정과류와 숙실과·과편·엿·엿강정도 있다.
제조 전 과정이 수작업을 통해 이뤄져 아낙네들의 정성과 손맛이 배어 있고 연하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한과와 달리 달지 않아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주로 회갑, 결혼식 폐백, 제사 음식 등으로 각광 받는 닭실 한과는 인근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전화, 방문 주문이 쇄도해 명절 때면 1개월 전쯤 주문 예약해야 구입이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이 마을에 사는 일가 부녀회원 22명은 지난 1990년부터 생활개선회를 만들어 가문의 맛도 전하고 조상의 덕도 알리자는 목적으로 마을회관에서 한과를 주문 생산해오고 있다.
가격은 14년째 그대로다.
일촌일품(一村一品) 바람을 타고 600g 한 근에 1만원짜리 상품으로 나오는 지금의 닭실한과(유과 강정 약과)는 옛 한과와 같을 수 없지만 그때의 정성과 품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먹어 본 사람들이 모두 옛날 맛이라고 합니다.
" 부녀회장 이임형(72)씨는 "소비자들이 변함없이 칭찬하고 찾는 통에 밤잠 안 자고 만들고 있다"며 환히 웃었다.
연락처 054)674-0788.
봉화·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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