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한반도 유사시 작전계획 '5055' 채택

입력 2004-12-13 13:58:54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해 코드명 '5055'라는 공동작전계획을 2002년에 수립, 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작전계획에 따르면 자위대는 한반도에서 전투에 참가하는 미군 지원활동을 하면서 수백명 규모의 북한 공작원이 일본에 침투하는 상황을 가정, 자위대 단독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0일 각의에서 채택한 신방위계획대강도 이 작전계획을 전제로 작성됐다

이 작전계획은 그러나 한반도 정세급변에 대비, 작성을 서두르는 바람에 경찰 등 관계기관과의 조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5055' 작성경위

1997년 미·일방위협력지침(신 가이드 라인)이 마련된 것을 계기로 자위대 통합막료회의 사무국장과 주일 미군부사령관이 참가한 공동계획검토위원회(BPC)가 작성했다.

새 가이드 라인은 공동작전계획 외에 경찰 운용 등도 대상으로 하는 상호협력계획도 검토하도록 하고 있으나 '5055'로 일원화하기로 하고 2002년 조인했다.

◇ 주요 내용

'5055'는 9·11 동시다발테러 이후 미·일 양국 현역이 조인한 첫 작전계획이다.

내용은 △공격당한 미군의 수색, 구조 등 미군에 대한 직접 지원과 △미군의 출격이나 보급거점 기지 또는 항만 등의 안전확보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 무장 공작원 수백명이 일본에 상륙하는 상황을 하나의 예로 가정하고 있다.

육상자위대는 경호대상으로 미군기지와 동해 연안의 원자력발전소 등 중요 시설 135개소를 선정했다.

해상자위대는 원자력발전소 인근 바다에 호위함과 초계기 등을 대기시켜 공작선 침투 등에 대비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부유기뢰 등을 제거해 한반도와 규슈(九州) 북부를 연결하는 수송로를 확보한다.

항공자위대는 조기경보통제기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C-130 수송기 등을 이용, 한반도의 피란민 수송을 지원한다.

◇ 작성과정서 양국 이견

'5055' 작성과정에서 자위대는 수천명 규모의 북한 무장공작원이 일본에 상륙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에 대해 미군은 "우리 분석으로는 많아도 수백명"이라고 주장, 미군 측 입장이 반영돼 자위대가 단독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를 계기로 자위대는 작전의 중점을 게릴라와 무장공작원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매년 개정되는 방위계획에서도 홋카이도(北海道)에 있는 20여개 연대 중 절반 정도를 올해부터 수도권 방어로 옮겨 중요시설을 경계하는 것으로 돼 있다.

◇ 육상자위대 정원감축 반대

새 방위계획대강 작성과정에서 재무성은 육상자위대 정원 4만명 감축을 요구했으나 육상자위대는 '5055'가 상정하고 있는 게릴라와 무장공작원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병력이 많아야 한다며 강력히 저항했다.

방위청은 96년 북한공작원 20여명이 한국에 침투했을 때 한국이 최대 6만여명의 군병력을 동원하고도 50일이나 걸려 소탕한 사실을 들어 감축에 반대했다.

결국 5천명 감축으로 결정됐지만 냉전종식 후 30∼50%나 감축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현상유지인 셈이다.

새 방위계획대강에는 공작원 침투지역에 부대를 신속히 파견하기 위해 '중앙즉응집단'을 창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 지금까지의 미·일 공동작전계획

작성연도 코드명 시나리오와 주요 작전내용 1984년 5051 극동 소련군이 침공, 홋카이도에 육상자위대 집중 1995년 5053 중동유사시 해상교통로 방어 등 2002년 5055 한반도 유사시, 미군지원 및 중요시설 경비 등 (미군 작전계획 중 5천번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대상, 한반도 유사시 작전 계획으로는 '5027' 등이 알려져 있음).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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