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문철상 美 하버드 의대 교수

입력 2004-11-23 12:17:41

"한국의 외과 수술은 선진국 수준입니다. 특히 위암 수술은 미국보다 한수 위인 것 같습니다."

22일 대구를 찾은 문철상(42·미국명 에드워드 문) 미국 하버드 의대 소화기외과 교수는 '한국의 의술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 교수는 체중 절감 수술(비만 수술)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의사 중 한명이다. 최근 한국에서 '위 절제술'에 의한 비만 치료가 유행하고 있는데, 그는 이 분야는 물론 위장의 윗부분을 묶어 체중 감량효과를 얻게 되는 비만 수술의 첨단을 걷고 있는 의사다.

대한소화기내과학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이 학회에서 '비만 수술에 있어서 소화기내과 의사의 역할'을 주제로 국내 소화기내과 의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또 23일 저녁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비만 수술의 종류와 효과 및 수술 합병증'을 주제로 강연하고, 이 대학 의과대학생들에게 미국 의료와 교육의 실상을 전해 줄 예정이다.

"미국의 교수나 개원 의사들도 환자를 많이 보면 그만큼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욕심만큼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일일이 그림 등 참고자료를 보여주며 쉽게 설명을 해야 하며, 환자들도 이런 방식의 진료를 원하기 때문에 진료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죠."

문 교수가 반나절 동안 진료하는 환자 수는 12명 정도. 한국의 대학병원 교수들이 진료하는 환자 수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미국의 의료수가가 한국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인의 해외 원정 진료에 대해 그는 "물론 특정 질환에 있어서 미국의 병원이 한국보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치료 방법의 표준화로 한국이나 미국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질환인데도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미국에서 치료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79년 청구고 2년 재학시절 모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장학퀴즈'에서 연(年) 장원을 차지, 학생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었다. 문 교수는 고 3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가는 바람에 대구를 떠났다. 미국 예일대학에 수석 입학해 생화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 의대를 졸업, 지난 96년부터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