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치는 선택형으로 바뀌고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를 활용함에 따라 채점을 해 보고도 자신의 상대적 우열을 판단하기 힘들어진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정시모집에 지원할 대학을 미리 결정하고 대비하기는커녕 눈앞에 닥친 2학기 수시모집 전형 참가 여부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진학지도 역시 비상이 걸렸다.
17일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전체 난이도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다른 과목에 비해 얼마나 어렵게 출제됐는지, 다른 수험생들의 성적은 어느 정도인지에 더 관심을 보였으나 가늠할 방법이 없어 애를 태웠다. 재수생 이모양은 "총점은 모의고사와 비슷하게 나왔지만 남들이 다 쉽다는 언어영역을 망쳐 표준점수가 엄청 내려갈 것 같다"며 "입시기관이나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아무리 찾아봐도 답답함을 풀 길이 없다"고 말했다.
2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앞둔 수험생들은 더욱 초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 20일 서울대, 경북대, 영남대 등을 비롯해 이달 중에 있을 고려대, 한양대 등의 논술·면접고사를 놓고 지원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교사들 역시 난이도를 감안해 변형시킨 표준점수로 할 경우 수능성적표상의 원점수 우열은 쉽게 뒤집힐 수 있는데다 대학별 수능점수 활용 방법, 전형 요소 비중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개인별 원점수만 있는 현재로는 진학 상담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ㄷ고 한 교사는 "수능시험이 끝나고 학생들의 전화가 여러 통 왔는데 모두가 수시 전형 참가 여부에 대한 상담이었다"며 "모의고사 평균 점수보다 훨씬 잘 나왔으면 수시를 포기하라고 하는 정도일 뿐 조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수험생들의 선택 범위를 넓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표준점수를 도입한 것은 좋았으나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져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최소한의 판단 기준이라도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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