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외상 "성장판 다칠라"

입력 2004-11-16 09:00:56

어린이들이 인라인스케이트나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부상이 가벼운 찰과상 정도면 다행이지만 팔 다리가 부러지거나 손목, 무릎 등 관절 부위 등을 다쳐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외상으로 인한 골 성장판 손상이 걱정거리이다.

성장판은 성장기에 있는 소아에서 뼈(장골)들의 끝부분(주로 관절 주위)에 골단과 골간단 사이의 성장세포들이 있는 연골판이다.

이름 그대로 뼈의 길이 성장을 담당한다.

성장이 끝나면(남자 16세, 여자 14세-미국 기준) 성장판은 붙어서 뼈로 변한다.

성장판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이다.

과거에는 성장판 손상의 대부분이 교통사고였으나 요즘은 스케이트보드, 인라인, 덤블링 등 과격한 레포츠와 놀이가 유행하면서 이에 따른 부상 환자들 가운데 성장판 손상 사례가 더 많다.

외상 이외에도 감염, 종양, 열상(피부가 찢어짐), 혈행장애, 방사선 등에 의해서도 성장판이 손상될 수 있다.

성장판 손상에 대한 진단은 쉽지 않다.

사고 경위를 전혀 알기 힘들거나,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연골로 된 성장판 부분은 단순 방사선 사진에선 나타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정확한 진단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진단에는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MRI(자기공명영상)나 관절 조영술이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성장판은 왜 잘 손상될까. 소아기에는 성장판이 관절 주위의 인대보다 약하기 때문에 관절 탈구(뼈마디가 삐어져 물러나는 현상) 보다 성장판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장판 손상은 전체 소아 골절 가운데 20% 정도에서 발생한다.

성장판 손상 환자 모두가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앓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판 손상의 형태, 즉 모양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전체 성장판 손상의 15%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성장판 손상 이후 후유증 발생 여부를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점은 성장이 완료된 사춘기 이후이다.

빠른 경우 손상 후 3~6개월에 파악이 가능하나, 대체로 1년 정도면 대부분 알 수 있다.

드물지만 손상 후 2년이 지난 뒤에 첫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후유증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첫째는 손상 부분은 조기에 골 유합(붙어버림)이 되어버려서, 성장이 멈추게 된다.

성장 장애로 인해 뼈의 길이가 짧아지고, 특히 다리에 손상이 생겼을 경우 절게 된다.

부분적으로 손상이 있으면 한 쪽은 자라고 다른 쪽은 자라지 않으므로 각변형(휘어짐)이 발생한다.

또 단축(짧아짐)과 변형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무릎 관절 주위의 성장판 손상은 다른 부위보다 단축이나 변형 정도가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무릎 관절 주위에서 성장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후유증에 대한 몇 가지 치료법이 있다.

우선 성장할 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으며, 손상 부위가 전체 성장판의 50%를 넘지 않는 경우는 손상 부위(골교 부위-뼈로 변해 성장이 멈춘 부분)를 제거해, 더 이상 변형이 진행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방법이 있다.

성장이 끝났거나, 이미 형성된 변형의 경우 교정술 및 골 연장술을 시행해 교정할 수 있다.

혹은 반대편의 성장판 유합술을 시행해 성장을 인위적으로 지연 또는 중지시켜서 길이 차이를 교정할 수 있다.

그리고 몇 가지 치료법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송광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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